7~18일 출장이유, 재판부에 불출석 허가 요청네덜란드 ASML 방문, EUV 장비공급 협의 나설듯매주 재판 이어지며 글로벌 현장경영 한계 등 대책 마련 시급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성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7일부터 18일까지 출장길에 오른다. 네덜란드를 방문해 EUV(극자외선노광장비)장비 공급 협의하고 인수합병(M&A)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출장 기간 불출석을 허가했다.

    이날 이 부회장 대리인은 이 부회장이 출장 일정이 있어 다음 공판에 불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7일부터 18일까지 출장이 있는데, 네덜란드 포토장비 기기 협의를 위해 가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변호인 측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미세공정에 필수로 꼽히는 EUV 장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생산기업인 ASML에 더 많은 공급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10월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버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 이하 EUV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출장길에 올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아마존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기술과 반도체에 대한 협력방안을 구상했으며,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및 미국 의회 핵심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반도체 공급망 등 현안을 논의했다. 같은해 12월에는 UAE(아랍에미리트) 출장도 소화하며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냈다.

    다만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등 불법승계 재판과 3주에 한 번씩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를 받고 있어 해외 출장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네덜란드 외 일본 등도 방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경제관계 복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이 이 부회장의 유력한 출장지 중 한 곳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