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의혹 49차 공판… 前 제일모직 CFO 증인 출석"이전부터 상장 기대 있어… 미전실 지시 없었다""관계사도 시너도 도모 어려워… 합병 해야지만 가능""자사주 매입, 주가 안정화 방법을 찾은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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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일모직 전(前) 최고재무책임자(CFO)로부터 상장은 이전부터 검토하고 있었으며, 당시 미래전략실의 지시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두 회사 간 시너지를 위해 추진됐다고 강조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가 2일 진행한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4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제일모직 CFO를 지낸 배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배씨는 '제일모직은 상장 생각이 없는데 미전실에서 지시해서 한거냐'는 질문에 "제가 (제일모직 CFO를) 맡기 전부터 상장에 대한 기대는 회사에서 있었다"며 "회사 규모가 커져야 하고 법적 요건 갖춰야 해서 생각은 있었지만 추진에 한계가 있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상장할 경우 자금조달은 물론 기업 대외 신용도 향상 등 긍정적 요인이 많아 대부분 기업이 상장을 원하고, 요건만 맞으면 빨리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또 '상장 추진 당시에 장차 어떤 회사와 합병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검찰 측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조인트 벤처 형태로 공사를 수주하면서 이미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데, 굳이 합병해야 할 이유가 있냐"고 묻자, 배씨는 "합병 시너지는 패션과 식음료 사업의 해외 거점을 확대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신규 사업 교두보를 마련하는게 큰 건"이라며 "건설 시너지는 일반적 시너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회사 내에서도 사업부 조율이 어려운데, 관계사 시너지 도모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합병을 해야지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배씨는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서도 제일모직 주가 안정화가 가장 중요한 검토 사항이었다고 증언했다. 검찰 측은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이 삼성물산의 상승 효과를 위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신문했는데, 이에 대한 반박이다.

    배씨는 "회사 주가를 1순위로 보고, 자사주를 매입하면 삼성물산 주가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제일모직 주가를 안정화 하겠다는 목적이 더 컸다"며 "주주총회에서 합병 승인이 이뤄지고 회사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주가 안정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앞선 공판에서 제일모직이 자사주를 매입해 시세조정 등의 불법행위를 벌였다는 취지로 신문을 이어간 바 있다. 또 제일모직 상장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추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