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정상회의·CEO 서밋 등 대형행사 연이어 진행팬데믹 종료에 자산 가치 상승…매각·보유 전망 갈려
  • ▲ LA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 센터. ⓒ한진
    ▲ LA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 센터. ⓒ한진
    한진그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보유하고 있는 윌셔 그랜드 센터가 미 서부의 컨벤션 메카로 급부상하면서 대한항공의 미래 자산 가치도 크게 뛸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윌셔 그랜드 센터가 미주 정상회의의 일환으로 열린 CEO 서밋 등 미국 내 대형 컨벤션을 잇따라 수행하면서 코로나19 회복세에 따른 실적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매각하느냐, 아니면 보유하느냐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2020년 2월 한진그룹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윌셔 그랜드 센터의 사업성을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전 세계의 모든 호텔이 극심한 경영난에 빠지자 윌셔 그랜드 센터를 소유한 한진인터내셔널의 모회사인 대한항공은 ‘헐값에 호텔을 팔 수 없다’며 매각에 대한 뜻을 접어둔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1989년 15층, 지하 3층의 윌셔 그랜드 호텔을 인수한 후 영업을 해오다가 2009년 4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8년간 총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이 호텔을 총 73층 규모의 윌셔 그랜드 센터로 재탄생시켰다. 

    2019년 별세한 故 조양호 전 회장은 생전 “개인적인 꿈의 정점”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엔데믹 이후 윌셔 그랜드 센터의 몸값이 높아지는 만큼 모회사인 대한항공이 미국 내 호텔 컨벤션 시장이 충분한 회복세에 접어들기 전까지 당분간 윌셔 그랜드 센터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대한항공 측도 “밑지고 팔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 반전 노리는 윌셔 그랜드 센터

    팬데믹에 따른 영업난으로 매각이 고려됐던 윌셔 그랜드 센터는 대형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일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최근 윌셔 그랜드 센터는 올해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 제9차 미주 정상회의의 일환으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미 상공회의소와 국무부가 함께 하는 공식 민간 포럼인 CEO 서밋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에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컨벤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났다. 

    미주 정상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캐나다,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등 미주 지역의 각국 정상들이 함께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이며 평등한 미래 구축’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서밋에는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 에릭 가세티 LA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의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현지 참석자들에 따르면 윌셔 그랜드 센터의 시설과 서비스에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2017년 6월 개관한 윌셔 그랜드 센터는 개관 첫해인 2017년 5307만 달러, 2018년 1억2171만 달러, 2019년 1억3761만 달러를 기록하며 매년 매출 증가세를 보여왔다. 영업손실도 2017년 5046만 달러, 2018년 4862만 달러, 2019년 4479만 달러로 손실폭을 지속 줄여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윌셔 그랜드 센터의 2020년 매출은 2017년 수준으로 급감했고, 영업손실폭도 늘었다. 객실 점유율은 30%대로 내려앉았다. 

    윌셔 그랜드 센터와 같은 대형 호텔·오피스 복합 시설의 경우 실적 안정화까지는 통상 5년에서 7년이 소요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의와 서밋 등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브랜드 가치 상승은 물론 실적의 지속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