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식 133만3944주 매입… 지분 2.42% 확보증시 빙하기 책임경영 및 주가방어 차원 목적일각선 계열분리 포석 아니냐 시각도
  • ▲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SK네트웍스
    ▲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SK네트웍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자사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가 부양을 통한 책임경영 강화, 경영권 승계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성환 사업총괄은 지난 13~17일까지 총 5번의 장내매수를 통해 SK네트웍스 주식 30만5375주를 사들였다. 이번 자사주 매입에 따라 최 총괄의 자사주 지분율은 기존 2.30%에서 2.42%(602만780주)로 0.12%포인트(p) 증가했다. 

    매입기간 동안 SK네트웍스의 주가가 4390~4550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3억원 수준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들어 최성환 사업총괄은 꾸준히 지분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 SK네트웍스 지분을 처음으로 확보한 최 총괄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지분매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앞서 4월에는 11차례에 걸쳐 SK네트웍스 주식 77만853주를 매수했고 5월에도 모두 10차례에 이어 25만416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현재 최 총괄이 보유한 지분은 지난해 말 1.89%(468만6836주)와 비교하면 0.53%p 증가했다. 3개월 만에 사들인 주식만 133만3944주에 달한다. 

    SK네트웍스의 주가가 1년 전보다 30% 이상 하락한 가운데 주가 부양과 기업가치 제고란 평소 부친의 경영 이념을 잇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20일 SK네트웍스의 주가는 42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6월 11일 장중 6410원까지 오르며 3년 내 최고가를 경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주가가 33.2%나 빠진 셈이다. SK네트웍스의 시가총액도 1년 새 1조5313억원에서 1조622억원으로 약 5000억원 증발했다. 1분기 호실적을 내는 등 사업 순항에도 불구하고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에 시장 상황이 악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 총괄이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 판단, 지분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입은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전할 수 있어 책임경영을 피력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아버지인 최신원 전 회장 또한 과거 SK네트웍스의 꾸준한 지분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조해 온 바 있다. 

    동시에 추후 이뤄질 경영권 승계 초석을 다지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지난해 최신원 전 회장이 횡령·배임혐의로 갑작스럽게 회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남에 따라 아들인 최성환 사업총괄로 경영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현재 최 사업총괄은 개인주주로는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지만 SK㈜(39.12%), 국민연금공단(6.37%)과 비교하면 아직 지분율이 미미하다. 안정적 경영 기반을 다지고자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최성환 사업총괄의 지분 매입을 두고 향후 SK네트웍스의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회장과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독자 경영을 해온 데다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꾸준히 사촌 간 계열분리 가능성을 꾸준히 점쳐왔다. 

    앞서 최신원 전 회장의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이끌고있는 SK디스커버리도 2017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완성, 사실상 독립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가스 등이 핵심이다. SK네트웍스 또한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고 있는데다 SK렌터카, SK매직 등 렌탈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SK디스커버리의 전례를 밟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다만 지분율 등 문제를 감안하면 현실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아직까지 SK네트웍스에 대한 SK그룹의 지배력이 높다는 점에서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인 SK㈜는 최태원 회장이 지분 17.50%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경우 최창원 부회장 지분이 40.18%이고 최태원 회장의 지분이 0.11%로 언제든 계열분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차원으로 해석 가능하고 현재 상황에서 적절한 시그널을 준다는 점에서도 좋은 행보 같다"며 "미래의 가능성 측면에서도 계열분리를 준비할 수 있지만 그룹 지원이 SK네트웍스 신용도에 주는 영향이 큰 만큼 독립을 하기  위한 기반부터 다지는 시간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