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억원 들여 지분 0.83% 매집… 지분율 7.9% 갤럭시아그룹 NFT 사업 확장 의지 반영한 듯일각선 효성-SM 협업 확대 가능성 내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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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럭시아에스엠
    조현준 효성 회장이 스포츠 마케팅 계열사 갤럭시아에스엠(GALAXIA SM)의 지분을 최근 꾸준히 매집해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석래 명예회장이 책임경영 일환으로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달에만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19만7993만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 치면 3억500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조 회장은 앞서 6월 29일과 30일에도 약 5100만원을 투입, 갤럭시아에스엠 주식 3만주를 매입했다. 이번 지분 취득에 따라 조현준 회장의 지분은 올해 3월 말 7.07%에서 7.9%로 0.83%포인트 늘었다. 

    조 회장이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11월 이후 약 6여 년 만이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지난 2011년 5월 효성그룹으로 편입됐다. 현재 조현준 회장이 지분 80%를 가진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최대주주로 지분 22.41%를 갖고 있다. 이어 조현준 회장 7.9%, ㈜신동진 6.3%, 조현상 효성 부회장 0.88%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37.49%을 보유하고 있어 조 회장의 영향력이 막강한 회사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11억2000만원을 투입, 개인으로는 처음으로 갤럭시아에스엠 주식 70만주를 취득했다. 이후 2015년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7만6388주를 추가로 취득했고, 그해 11월까지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194만8138주, 지분율을 7.07%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후 수년째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거나 팔지 않은 채 유지해왔다.

    회사는 단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의 매입이라는 입장이다. 효성 관계자는 “주가가 많이 떨어진만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이번 지분 매집이 신사업 강화의 일환일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그룹에는 사명에 ‘갤럭시아’를 붙인 계열사로 이뤄진 그룹 내 소그룹(갤럭시아그룹)이 존재한다. 대부분 2008년 조 회장이 효성 사장으로 재직 당시 연쇄적으로 인수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전자결제업체 갤럭시아머니트리다. 조현준 회장은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의 전신은 과거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김연아의 소속사로 이름을 날리던 IB스포츠다. 하지만 2011년 효성 그룹 편입후 지속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내왔다. 2020년에는 조현준 회장을 보좌했던 이반석 상무까지 구원투수로 투입했지만 실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11년 47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말 288억원으로 줄며 반토막이 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1억원에서 3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은 꾸준히 갤럭시아에스엠의 매각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마땅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당장 매각 대신 신사업에 활용하기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신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영상, 사진 등의 고유의 자산을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고유 인식 값을 부여해 발행한 토큰을 말한다. 그리고 갤럭시아그룹이 신사업 선봉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중심이 돼 100% 자회사 갤럭시아메타버스를 설립했고, NFT 플랫폼 메타갤럭시아를 런칭했다. 올해 3월 설립된 갤럭시아넥스트는 기존 갤럭시아메타버스의 NFT와 증권형토큰(STO) 관련 사업을 양도받아 7월 1일부터 메타갤럭시아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일선에서 다양한 NFT 상품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펼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례로 스포츠 분야에서 영향력을 활용해 NFT 플랫폼을 위한 각종 스포츠 단체와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식이다. 갤럭시아메타버스, 갤럭시아넥스트 등 계열사와는 물론 대내외적으로 적극적 업무협약 체결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아에스엠이 SM엔터테인먼트의 투자를 받고 있는 만큼 SM과 효성의 NFT 관련 협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M은 2015년 115억원을 투자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갤럭시아에스엠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분율 12.6%를 보유한 2대주주이며,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또한 지분 1.89%를 보유하고 있다. SM은 애초 효성과의 합작을 염두에 두고 갤럭시아에스엠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의 상황만 본다면 갤럭시아에스엠에 투자가치가 있어 보이지 않음에도 그룹 총수가 투자를 늘린다는 건 이유를 따져볼만 하다”며 “최근 사업 행보가 소극적이었고 회사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커 매각자를 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면 조현준 회장의 투자는 그런 의구심을 지우기 위한 대외적 홍보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