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37조 투자' 계획, 본격화 속도 낼 전망롯데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에 힘 보탤 것"바이오·배터리 분야서 유럽·미주 등 공장 증설 및 인수
  • ▲ 신동빈 회장 ⓒ롯데
    ▲ 신동빈 회장 ⓒ롯데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함되며 롯데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헬스케어·미래 모빌리티' 등 신사업 투자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특별사면과 관련해 "사면을 결정해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으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취업 제한을 받진 않아 출소 후 경영에 복귀했지만, 내년 10월까지 집행유예 기간인 만큼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이번 사면·복권을 계기로 신 회장의 경영 보폭이 확대될 것이란 게 재계의 중론이다. 

    롯데는 지난 5월 향후 5년간 3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 회장의 사면으로 롯데는 그룹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신성장 테마로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 뿐만 아니라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 투자에 집중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부지 후보군을 검토 중이다. 바이오 사업에서는 지난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미국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또 롯데는 지난 4월 700억원을 투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세워 사업 구조를 구체화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시장도 공략한다. 롯데알미늄은 최근 2차전지용 양극박을 제조할 수 있는 헝가리 공장의 생산 규모를 두 배로 확대했다. 롯데케미칼은 리튬메탈 음극재 미국 스타트업 '소일렉트(SOELECT)'와 합작사를 설립해 핵심 기술 개발 및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엔 그룹 내 화학군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이 그룹 내 최초의 양극박 생산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미국에 합작사 '롯데알미늄 머티리얼즈 USA'를 설립하고 3300억원을투자해 켄터키주 엘리자베스타운 근처에 양극박 생산공장을 구축한다.

    도심항공교통(UAM) 등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올해 서울 잠실~인천 구간에서의 실증 비행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UAM에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렌탈도 8조원 규모의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한다.

    롯데 유통 사업군도 8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몰 송도(가칭)', '롯데몰 상암(가칭)' 등지에 대규모 랜드마크 복합몰 개발 추진이 한창이다.

    지속가능성 부문에 대한 투자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자원 선순환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리사이클 제품 10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지원도 힘쓴다. 롯데벤처스는 2026년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36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롯데벤처스 엘캠프(스타트업 육성 및 투자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푸드테크(미래식단), 헬스케어 등 국민 건광과 관련된 전문 분야로도 투자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바이오,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등 혁신 사업을 육성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