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 지분 인수LG생활건활 보인카, 더크렘샴 인수 등 북미 사업 강화한국콜마, 연내 뉴저지에 북미기술영업센터 오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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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품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 어려운 영업 환경을 타개하고자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타타 하퍼 브랜드의 운영사인 Tata’s Natural Alchemy(타타스네츄럴알케미)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그 동안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화장품 업체에 일부 지분을 투자한 적은 있지만 인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를 위해 유상 증자로 약 168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미국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는 클린 뷰티(Clean Beauty)다. 2010년 탄생한 이래 제품 개발부터 포장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철저한 클린 뷰티의 원칙을 고수한다. 

    특히 유전자 조작 원료(GMO), 첨가제, 인공 색소 및 향료, 합성 화학물질 등이 포함되지 않은 100% 자연 유래 성분만 사용해 북미 시장에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네타포르테, 컬트 뷰티 등의 온라인 채널 및 세포라, 니만마커스 등 8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및 생산물류 인프라와 타타 하퍼의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최근 3년 간 미국 화장품·생필품 판매 회사 뉴에이본을 인수하며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 인수 등 굵직한M&A(인수합병)를 단행한 바 있다.

    올해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보유한 보인카 지분을 인수해 헤어케어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더크렘샵의 지분 65%를 1억2000만 달러(한화 약 1485억원)에 사들이며 유통망 확대에 나섰다.

    국내 화장품 ODM(제조사 개발 생산) 기업인 한국콜마도 북미 시장을 정조준한다. 이 회사는 연내 미국 뉴저지에 북미기술영업센터를 오픈한다. 지난 5월 32년 만에 미국 콜마 상표권을 100% 인수한 한국콜마는 북미기술영업센터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비즈니스 허브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화장품업계의 이같은 행보는 그동안 성장 기반이 됐던 중국 시장을 벗어나 시장 다변화를 주기 위함이다.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코로나19 봉쇄 등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시장 부진으로 지난해부터 상반기까지 큰 타격을 입었다.

    무엇보다 중국 시장이 정상화돼도 중국 내 K뷰티 열풍이 불었던 때로 돌아가는 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코트라 무역투자연구센터가 최근 공개한 2021년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수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44.5% 줄었다.

    반면 북미는 중국보다 정치적 위험 등에 따른 사업 규제가 덜하고 한류 열풍 등도 호재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50조원으로 해외 시장에서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브랜드 경쟁 심화로 화장품 업체들에게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규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향후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 지역 또한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