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해마다 중국판매 급감반등 위한 다양한 시도 '별무신통'중국업체 경쟁력 상승, 애국소비 영향전용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반등 모색
  • ▲ 기아의 중국 1공장 모습. ⓒ기아
    ▲ 기아의 중국 1공장 모습. ⓒ기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국 시장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차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현지 전략형 모델을 선보였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다. 중국 브랜드의 경쟁력 향상과 중국 고객들의 애국소비 등으로 현대차·기아의 입지가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2016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016년 114만2016대를 판매했지만 사드(THAAD) 여파로 2017년 78만5006대로 급감했다. 

    2018년 79만177대로 소폭 상승했지만 2019년 65만123대, 2020년 44만177대, 2021년 35만277대로 하락했다. 올해는 1~7월 11만8189대에 그치면서 전년동기(21만1345대)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기아도 2016년 65만6대에서 2017년 36만6대로 급감했다. 2018년 37만1263대로 반등했지만 2019년 28만4335대, 2020년 24만2576대, 2021년 15만1703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1~7월 7만4798대로 월평균 1만대 수준에 그쳤다. 전년동기(8만5936대) 보다도 13.0%나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다. 현대차는 2018년 11월 중국사업 부문 인사개편을 단행해 이병호 부사장을 중국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2019년 4월에는 중국사업 본사 조직을 현지로 전진 배치했다. 

    기아도 2019년 9월 기아의 중국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에 현지인인 리펑 전(前) 바오능그룹 상무부 총경리를 임명했다.

    올해 2월에는 중국 옌청시와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합작사 지분구조를 개편했다. 기존 둥펑위에다기아는 기아가 50%, 둥펑자동차와 장쑤위에다그룹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했다. 하지만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인 장쑤위에다그룹이 둥펑자동차 지분을 인수하면서 3자 체제에서 양자 체제로 전환했다. 

    게다가 현대차와 기아는 2017년부터 ix35, KX5(중국형 스포티지), ix25(중국형 쏘나타), 엔씨노(중국형 코나), 링동(중국형 아반떼), KX3(중국형 셀토스) 등 중국 전략형 차량을 선보였다. 
  • ▲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5, EV6 등 전용 전기차로 중국시장 반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5, EV6 등 전용 전기차로 중국시장 반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그러나 양사의 중국시장 합산 점유율은 2016년 7.4%에서 지난해 2.8%, 올해 1~7월 1.7%까지 하락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로는 중국 브랜드의 경쟁력 향상이 가장 크다. 또한 미-중 대결구도가 지속되고 애국주의가 강조되면서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애국소비(궈차오·国潮) 트렌드가 강해진 점도 한 몫을 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2016~2017년에는 사드 등 정치적인 문제가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면서 “하지만 사드 여파가 이후 계속된 실적부진의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유럽 등에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도 “중국에서는 아직 가성비 브랜드로 포지셔닝이 됐는데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입지가 애매해졌다”고 진단했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도 “중국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프리미엄 부문을 제외하고는 현지 업체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그동안 가졌던 가성비라는 장점이 사라졌고, 애국소비 추세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전용 전기차를 통해 중국 시장 회복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내년 아이오닉5와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용 전기차 모델을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선보여, 오는 2030년까지 양사 합쳐 총 21개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인 건 분명하다”면서도 “전동화 시대를 감안해 전용 전기차 등 친환경 라인업으로 경쟁력 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