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바이든 회담 핵심 안건 올라결정 주체는 양국 중앙은행정상들 협력 메시지 긴요… 환율 1400원 고비
  •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시작한 5박7일간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에 참석한 후 미국 뉴욕으로 출발한다.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준비 중이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한미 회담에서 통화 스와프 논의는 전기차 보조금을 둘러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함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5월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고, 양국 재무장관의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논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5월 한미 회담 당시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300원을 돌파하면서 외환 위기감이 본격화된 시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을 시작으로 환율은 1200원선에서 1300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당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통화스와프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지만 그에 준하는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취임 11일만에 통화스와프를 내세우는 것이 한국 경제가 펀더멘탈 위기에 직면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뉴데일리DB
    ▲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뉴데일리DB
    하지만 이후 연준은 빅스텝을 넘어서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을 2차례 연속 밟았고 환율은 14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1399원까지 치솟으며 1400원 돌파를 기정사실화했으나 당국의 개입에 하락 마감했다. 최 수석의 통화스와프 가능성 언급은 환율은 급락했고 13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19일 오전 환율도 1386.4원선으로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1일 열리는 연준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 이상의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다. 현재 한미 두 나라 기준금리 상단은 2.5%로 같다. 연준이 0.75% 올리고 11월과 12월 회의에서 연거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한미 금리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시장이 예상하는 연말 미국 기준금리 수준은 4.25~4.50%로 한국은행이 남은 2차례 금통위 회의에서 0.25%p씩 인상해 도달가능한 3.0%와는 차이가 크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폭을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다. 유럽(0.75%p), 영국(0.5%p), 캐나다(1.0%p) 등 주요국 중안은행도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선회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은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통장처럼 급할 때 정해진 환율로 달러를 가져올 수 있는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경제위기 당시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 수록 통화스와프가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화스와프 결정 주체는 연준과 한국은행 등 중앙은행이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실질적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금융시장에서의 협력 시그널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협상 창구는 넓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간 자연스러운 소통채널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라며 "다양한 의제를 놓고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