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동, 5150가구 매머드급…초역 장점둘로 갈라진 추진위 통합 논의…대형사 관심주차장 확장 발포여부 숙제…시공난이도 난제
  • ▲ 남산타운 단지 전경.ⓒ박정환 기자
    ▲ 남산타운 단지 전경.ⓒ박정환 기자
    서울과 수도권에서 30년 이상 노후단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각종 규제로 진입장벽이 높은 재건축을 대신해 리모델링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 등 재건축 규제 완화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적잖은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리모델링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시장이 확대되면서 업계의 이목은 최대어로 꼽히는 남산타운으로 쏠린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자리잡은 남산타운은 42개동, 5150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용적률이 231%로 높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사업을 추진중이다.

    ‘우극신’으로 불리는 4397가구 규모의 우성2차·우성3차·극동·신동아4차아파트와 함께 리모델링부문 최대어로 꼽힌다. 

    우극신이 11월5일 조합설립 총회를 열고 인가 관련 서류 접수에 나서기로 하면서 남산타운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남산타운은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를 제외한 3116가구에서 467가구를 증축하는 방식으로 추진중이다. 사업비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말처럼 남산타운 리모델링은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선정이후 4년째 감감 무소식이다. 
  • ▲ 주민주도 리모델링 준비위원회 현수막.ⓒ박정환 기자
    ▲ 주민주도 리모델링 준비위원회 현수막.ⓒ박정환 기자
    사업 진행 방식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기존 사업을 지지하는 서울형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와 이를 반대하는 주민주도 리모델링 준비위원회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리모델링사업의 경우 주민동의율 66.7%를 충족해야 하는데 남산타운의 경우 여론이 둘로 갈라져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7일 직접 찾은 남산타운은 대단지인 데다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어 웅장한 자태를 뽐냈다. 

    서울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에 내려 3번 출구로 나오자 바로 단지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하철역에서 단지 입구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초역세권 단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남산타운 최고의 강점은 입지"라며 "서울에서 지하철역을 3곳이나 품고 있는 아파트단지는 흔치 않은데다 서울 중심에 위치해 대중교통이나 차량을 이용하면 어디로든 이동이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산타운은 버티고개역(6호선), 약수역(3·6호선), 금호역(3호선)과 인접해 있다. 가장 가까운 버티고개역은 단지 중심부에서 도보 10분, 가장 먼 약수역은 25분 거리다. 다만 단지가 언덕에 위치한 탓에 역에서 단지 중심부까지 완만한 언덕이 계속돼 고령층의 경우 도보 이동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단점으로는 부족한 인프라가 꼽힌다. 단지 인근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 규모에 비해 학군이 약하고 주변에 이용할만한 대형마트가 없다"며 "최근 매매가도 12억~15억원선으로 고가를 유지하고 있어 신혼부부 등 젊은층의 유입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조합설립 총회를 앞둔 우극신처럼 리모델링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양분된 추진위의 통합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 ▲ 단지 안에 내걸린 서울형 리모델링 추진위의 현수막.ⓒ박정환 기자
    ▲ 단지 안에 내걸린 서울형 리모델링 추진위의 현수막.ⓒ박정환 기자
    주민간 분열은 2018년 남산타운이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서울형 리모델링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되 단지내 커뮤니티시설 일부를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주택 일부를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하는 도시재생사업이다.

    서울형 리모델링이 추진되자 일부 주민들은 기부채납 등에 반대하며 작년 2월 주민 주도 리모델링추진위원회를 설립, 공공이 아닌 민간 리모델링 추진에 나섰다.

    서울형 리모델링 추진위와 주민주도 리모델링 준비위는 단지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주민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두 위원회는 통합을 추진함에 따라 남산타운 리모델링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통합을 전제로 한 양해각서를 작성하고 관련사안을 논의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는 논의 단계일뿐으로 통합을 위한 세부요건들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산타운의 한 주민은 "주민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체되면서 인근 단지보다 집값이 수억원가량 저평가되고 있다”며 “단지 규모가 크고 입지도 좋아 일단 조합이 결성되면 대형건설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지난 6월 주민 주도 준비위가 개최한 사업설명회에는 포스코건설과 GS건설 등이 참석했으며 다른 건설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5000가구 규모와 3개 지하철역에 인접한 입지는 사업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부분"이라며 "다만 강남 수준의 고분양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지층 암반으로 인해 시공 난이도가 높아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