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스틱 가열방식 달라져… 내부 혹은 외부 가열'히츠' 이어간 '테리아'와 완전히 새로워진 '에임'프리미엄-보급형에 따라 만족도도 달라질 듯
  • ▲ 릴 에이블 시리즈와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각사
    ▲ 릴 에이블 시리즈와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각사
    최근 담배 신제품을 둘러싸고 애연가 소비자들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선두를 다투는 KT&G와 한국필립모리스가 비슷한 시기에 차세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를 유혹하고 나섰기 때문. ‘릴 에이블’과 ‘아이코스 일루마’가 그 주역이다. 

    이들 신제품은 비슷한 발전양상을 밟아온 만큼 공통점이 많지만 지향하는 방향성에 대한 차이도 두드러진다.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가는 것도 애연가의 숙제가 됐다. 과연 ‘릴 에이블’과 ‘아이코스 일루마’는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 

    17일 두 제품을 직접 비교 시연해봤다.

    사실 ‘릴 에이블’과 ‘아이코스 일루마’는 궐련형 전자담배라는 카테고리에서 유사한 성격을 지닌 제품들로 꼽힌다. 담뱃잎을 태우는 대신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타르를 획기적으로 저감시킨 전자담배를 표방하고 있고 비슷한 발전과정을 거쳐 왔다. 하지만 이번 신제품에 있어서 두 제품의 지향하는 점은 차이가 적지 않다.

    첫인상부터 다르다. 먼저 ‘릴 에이블’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기 청소키트가 패키지에 포함된 반면 ‘아이코스 일루마’는 기존에 포함돼 있던 청소키트가 아예 사라졌다. 이 패키지 구성은 두 제품의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릴 에이블’과 ‘아이코스 일루마’는 이번 차세대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각각 ‘에임’과 ‘테리아’라는 전용스틱을 함께 출시했는데 비슷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작동 메커니즘은 크게 다르다.

    ‘릴 에이블’의 전용스틱 ‘에임’은 담뱃잎을 얖은 은박이 둘러싸고 있는데, 인덕션 효과를 통해 스틱의 외피에서 내부로 가열하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아이코스 일루마’의 전용스틱 ‘테리아’는 전용스틱중심에 얇은 금속을 삽입해 이 금속을 통해 스틱 내부에서 외부로 가열하는 방식을 택했다. 과거 블레이드를 통한 가열 방식을 택했던 두 회사의 전략이 갈라진 셈이다. 

    이중 어떤 방식이 더 우월한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차이는 보인다.

    ‘에임’은 다 피우고 난 스틱 표면에 그을음이 생긴 반면 ‘테리아’는 피우기 전과 동일한 상태를 유지했다. 현재 ‘기기 청소가 필요 없다’는 슬로건을 내 건 것은 ‘아이코스 일루마’ 뿐이다. 청소키트를 패키지에서 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 ▲ 왼쪽부터 테리아, 에임 리얼, 에임 그래뉼라, 에임 베이퍼스틱.
    ▲ 왼쪽부터 테리아, 에임 리얼, 에임 그래뉼라, 에임 베이퍼스틱.
    맛과 향에 대해서도 지향점이 크게 달라졌다.

    ‘아이코스 일루마’의 전용스틱 ‘테리아’는 기존 전용스틱의 ‘히츠’의 맛과 향을 고스란히 옮겼다. 예를 들어 ‘히츠 그린’의 맛과 향은 ‘테리아 그린’에서 똑같이 즐길 수 있다. 

    반면 ‘릴 에이블’의 ‘에임’은 기존 ‘핏’이나 ‘믹스’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제품이다. ‘핏’과 ‘믹스’의 총 20여 종씩 있던 제품은 상당부분 ‘에임’으로 옮겨오지 못했다. ‘에임’의 종류는 총 3종 6가지 맛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맛과 향보다는 전용스틱의 방식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기존 ‘핏’이나 ‘믹스’에서 대부분을 이뤘던 가향 캡슐도 거의 사라진 것이 특징. 

    ‘에임 리얼’은 과거 ‘핏’처럼 담뱃잎 원료물질이 들어간 제품이고 ‘에임 그래뉼라’는 담뱃잎 대신 과립향을 넣은 알갱이 같은 것이 들어가 있다. ‘에임 베이퍼스틱’은 액상 니코틴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각각 전용스틱에 따라 같은 기기가 맞나 싶을 만큼 인상이 달라진다. 맛과 향은 물론 니코틴의 ‘펀치감’도 천차만별이다. 기존 ‘릴’의 이용자라면 ‘릴 에이블’ 이용시 반드시 다양한 맛을 시험 해봐야한다.

    요컨대 ‘아이코스 일루마’가 기존 ‘아이코스’ 소비자의 연속성을 이어갔다면 ‘릴 에이블’은 보다 전향적인 변화를 통해 폭 넓은 취향을 공략하고 나섰다는 이야기다. 

    제품 기능 면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먼저 ‘릴 에이블’은 AI를 적극적으로 표방하고 나섰다.  OLED를 통해 스마트폰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다양한 디자인의 배경화면을 넣을 수도 있고 주변 온도를 인지해 가열하는 기능 등이 담겼다.

    하지만 20만원 상당의 ‘릴 에이블 프리미엄’이 아니라면 AI의 효용성을 느끼기 쉽지 않다. KT&G의 전용앱과의 연결은 고사하고 과거 ‘릴 하이브리드 2.0’에 있던 OLED 화면까지 사라지면서 직관성이 상당히 떨어졌다. 배터리 부족이나 에러, 리셋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소 생소한 LED 등의 규칙성과 진동 수를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환경에 따라 남은 모금 수를 늘려주는 ‘Puff AI’는 어느 타이밍에 작동하는지 감을 잡기 힘들었다.

    반면, ‘아이코스 일루마’의 경우에는 전작에 비해 기능적인 변화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디자인의 변화와 이에 따른 ‘아이코스 일루마 프라임’의 출시는 납득하기 쉽지 않다. ‘아이코스 일루마’와 ‘아이코스 일루마 프라임’은 각각 9만9000원, 13만9000원으로 4만원의 차이를 보이지만 포켓충전기의 디자인 차이만 있을 뿐 실제 흡연에 쓰이는 홀더는 같은 모델을 공유하고 있다. 오로지 포켓충전기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소재만으로 4만원을 더 지불할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 ‘릴 에이블’과 ‘아이코스 일루마’의 경쟁은 연말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지향하는 지점은 다르지만 분명 전작보다 간편해지고 맛과 연무량도 풍부해졌다. 

    물론 대신 이 강점은 대가가 있다. 이들의 전용 스틱 ‘에임’과 ‘테리아’의 가격은 한갑당 4800원으로 기존 제품보다 300원 인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