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사(DAXA) 협의체 4개 거래소, '위믹스' 상폐위메이드 비롯 계열사 2곳 주가 30% 가까이 폭락위믹스 투자 흐름 신뢰 잃어... 기업가치 하락 불가피
  • ▲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 유튜브 캡쳐
    ▲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 유튜브 캡쳐
    국내 중견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WEMIX)'가 상장 폐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장현국 대표가 꿈꿨던 위믹스 블록체인 생태계가 물거품이 되면서 관련 사업도 줄줄이 제동에 걸릴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반발속에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위메이드는 벼랑끝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 5대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고팍스) 협의체인 닥사(DAXA)는 지난 24일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위믹스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 상장돼 있으며 이들로부터 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 닥사 측은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사유로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게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와 신뢰 훼손을 사유로 꼽았다. 

    이튿날인 25일 장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믹스 상장 폐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갑질을 주장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위메이드의 주가는 29.8% 넘게 빠지고,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 등 자회사들의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했다. 장 대표와 투자자들 모두 '눈물의 금요일'을 맞이한 셈이다.

    앞서 장 대표는 2018년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하면서 블록체인 사업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2년 뒤인 2020년 암호화폐 '위믹스' 토큰을 발행, 자사의 캐시카우인 '미르4'에 접목해 '돈 버는 게임(P2E)'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후 위믹스3.0 메인넷 출시를 시작으로 리저브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달러(WEMIX$), 탈중앙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WEMIX.Fi) 등을 선보이며 위믹스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했다.

    업계에서는 장 대표의 이 같은 선제적인 행보에 예의주시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컴투스, 펄어비스 등 굵직한 게임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블록체인 사업을 꼽고 투자를 늘려나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믹스의 수상한 자금 흐름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장 대표는 2020년 11월부터 위믹스 1억 800만개를 매각해 2271억원을 현금화했다. 이 가운데 1667억원을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 인수에 활용했다. 특히 위믹스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4분기에만 1609억원 어치 위믹스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장 대표가 시장에서 장기간 위믹스를 대량 매도한 사실에 주가가 폭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또한 장 대표가 2021년 4분기 연결기준 실적에 위믹스를 유동화 매출 2254억원을 반영해 '뻥튀기 실적'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창사 이래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지만, 결국 위믹스 유동화 매출을 뺀 실적으로 정정되면서 주가가 30% 가량 빠졌다. 장 대표는 위믹스 백서를 통해 유동화 계획을 알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신뢰성이 금이 간 위믹스는 결국 상장 폐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위메이드는 가상자산 거래소 측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2억 4597만개의 위믹스 가상화폐를 발행하겠다고 알렸지만, 실제 유통량은 이보다 약 7000만개 이상 많은 3억 1842만개로 나타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닥사가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1주일가량 시간을 줬지만, 소명 기간에도 결국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채 거래 중지 결정이 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위믹스 생태계가 붕괴되면서 관련 사업도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본다. 자사의 블록체인 기반 P2E게임 '미르4'의 이용자 이탈을 비롯해 위메이드플레이 애니팡 시리즈 등 위믹스 플레이 온보딩 게임 출시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두바이 등 중동 지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추진 중인 위믹스 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위메이드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존립 여부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상장 폐지 결정이 난 25일 위믹스 시가총액은 전일 대비 76% 떨어지며 3880억원 줄어들었다. 위메이드 시가총액 역시 5678억 원이 증발하며 시총 순위가 14계단이나 하락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믹스 상장 폐지에 따른 영향으로) 위믹스 플랫폼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는 불가피하다"며 "블록체인 사업의 전반적인 난항이 예상되며, 위믹스 거래 재개 및 신작 글로벌 흥행 성과가 입증되기 전까진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