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임원인사, 11월 말서 12월로 연기롯데건설만 원포인트 인사… 하석주 사퇴·박현철 내정신사업 핵심 인재 영입 가능성…계열사 CEO 거취 촉각
  • ▲ 신동빈 회장 ⓒ롯데지주
    ▲ 신동빈 회장 ⓒ롯데지주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가 롯데그룹 임원 인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2020년부터 통상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그룹 전체 인사를 했으나, 올해는 12월 중순께로 미뤄질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통해 약 1조원의 자금을 융통했다. 향후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등 우량 사업장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자금난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에도 시장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말까지 롯데건설이 갚아야 할 채무는 3조1000억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도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 부담에 더불어 최근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그룹 전반에 재무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롯데 계열사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강등했다.

    현재까지 인사가 난 곳은 자금난 문제 등이 불거진 롯데건설만 '원포인트'로 결정났다. 최근 하석주 건설 대표가 3월 임기 만료 앞두고 사퇴의사 밝힌 후 후임으로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사장)을 내정했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유동성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박 대표는 취임 후 신속한 회사 운영 정상화와 자금난 해소에 주력할 전망이다. 손실이 우려되는 사업장은 무리한 수주를 지양하고 해외 현장도 점검하는 등 당분간 외형 확대보다 내실 운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차원의 인사는 추후 이뤄질 예정이다. 롯데그룹의 정기 인사 폭은 이번 일로 예상보다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또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 김교현·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가 예정돼 변화의 폭은 더 넓은 상황이다.

    특히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3분기 적자전환(영업손실 3626억원)했다. 다만 재계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김 부회장이 유임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일각에선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재계 관계자는 "각 그룹들이 글로벌 복합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데 방점을 찍은 인사가 이뤄지는 분위기"라며 "바이오, 케미칼 등 신사업 부문서 뉴페이스 영입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신사업 투자가 그룹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지난 4월 신설한 외부 인재 영입 전담 조직 '스타팀(STAR Team)'을 통해 각 신사업에서 전문성을 갖춘 핵심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신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와 사장단 회의를 통해 '인사 혁신'을 재차 강조해왔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인사와 관련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