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택소노미로 원자력·수소시장 확대 전망에너빌리티·퓨얼셀 수주 확대 예상박정원 회장 “기술력 우위 유지·발전시켜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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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그룹이 친환경 에너지 그룹으로의 변신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부터 국내외 친환경 에너지 발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두산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과 수소,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원자력 발전을 포함해 개정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가 시행된다.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을 정의하고 친환경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산업을 분류하는 체계다.

    이에 따라 K-택소노미에 포함되는 원자력과 수소 등 에너지원은 녹색채권, 녹색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양한 녹색금융 조달을 받을 수 있어 투자와 자금 조달이 쉬워진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목표인 원전 10기 수출 목표에도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발전도 올해가 원년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수소연료전지 발전을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RPS)에서 CHPS로 분리해 별도의 입찰 시장을 개설·운영한다. 이달 수소 발전 입찰시장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이 지정되면 보다 세부적인 내용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정부의 이런 기조는 원전 생산과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에 호재로 풀이된다. 

    두산은 2025년까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주 비중을 전체 6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 활성화에 5조원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허리 역할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 참여에 이어 올해 폴란드와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원전 관련 성과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유일 원전 주기기 등 핵심 기기 제조역량을 보유 중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4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주기기를 공급했다.

    또한 SMR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협약을 맺고 원자로 모듈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 내 원자로 헤드 앞에서 원전 모형을 보며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 내 원자로 헤드 앞에서 원전 모형을 보며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박정원 두산 회장은 최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을 찾아 “국내외 주요 원전 프로젝트 진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언제라도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원전 수출에 팔을 걷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에너빌리티 공장 방문해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뛸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원전과 더불어 두산에너빌리티의 투 트랙 사업으로 성장 중인 해상풍력 발전 사업도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멘스가메사, 오스테드 등 글로벌 해상풍력 기업들과 공급 협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해상풍력 발전 단지 조성에 적극적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제주도에 추가 해상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2005년부터 해상풍력 사업을 시작한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3.3메가와트(㎿), 5.5㎿, 8㎿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5㎿급 생산을 위한 풍력2공장 구축하고 8㎿ 생산 공장 조성 준비에 이어 풍력 조직 확대 개편, 차세대 초대형 모델 개발 계획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12월 수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향후 수주에 든든한 뒷받침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태양광·풍력 등 타 발전원과 경쟁해야 했으나 수소법 개정으로 한국전력공사 등을 상대로 별도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실적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의 본격적인 수소산업 육성에 따라 향후 관련 수주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297㎿를 수주하며 수주 목표치인 240㎿를 초과 달성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전기·열에너지를 동시 생산하는 ‘트라이젠’ 제품의 국책과제 실증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올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박정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원자력과 수소 등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세계 각국의 에너지 수급 상황과 에너지 정책 변화 등으로 에너지 분야에서 원자력, 수소 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기회 확대가 뚜렷하게 예상되는 분야에서 누구보다 앞서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사업 경험과 기술력 우위를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일찌감치 뛰어든 SMR에 대한 전망이 밝고 수소 분야에서 생산-유통-활용 전반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우리만큼 모두 갖춘 곳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