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하락 탓 재건축인기 '뚝'…리모델링 일산서구서 덕양구 확대강선마을14 필두로 문촌마을16·별빛마을8단지 등 사업추진 가속정부 마스터플랜 도입 변수될수도…"시장영향력 미미" 주장 우세
  • ▲ 경기 고양시 일산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 경기 고양시 일산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1기신도시인 경기일산 노후단지들이 정비사업 방향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당초 수익성 높은 재건축을 추진하다가 정부의 재정비계획(마스터플랜) 도입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사업진행이 빠른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조합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의 재건축활성화 조치가 본격화되면 정비사업 무게추가 다시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1기신도시중 리모델링사업이 가장 활기를 띠는 곳은 일산이다. 지금까지 정비사업 방향을 놓고 저울질하던 단지들이 최근 집값하락과 공사비증액으로 재건축 수익성 감소가 예상되자 너도나도 리모델링조합설립에 착수, 시장분위기가 달라졌다.

    현재 일산에서만 10여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일산서구 주엽동 강선마을14단지는 작년 8월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1차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일에는 시공사선정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일산단지중 안전진단단계에 돌입한 첫사례"라며 "내년말 건축심의, 2024년 상반기 이주를 목표로 사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촌마을16단지는 고양시에서 리모델링조합설립과 시공사선정이 가장 빨랐던 사업지로 수평·별동증축을 통해 956가구에서 1099가구로 거듭난다. 문촌마을16단지는 애초 재건축사업을 추진했지만 이후 리모델링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고 작년 8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했다. 

    일산은 강선마을14단지와 문촌마을16단지를 선두로 올해 리모델링 사업추진 단지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화정동 별빛마을8단지는 최근 조합설립을 마쳤으며 장성마을2단지, 문촌마을19단지, 후곡마을11~12단지, 은빛마을11단지, 샘터마을1단지 등이 리모델링 추진을 고려중이다.

    일산의 한 정비사업 추진위 관계자는 "요즘처럼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10년 가까이 걸리는 재건축을 고집할 이유가 없는데다 고양시도 용적률상향 등을 통해 리모델링을 자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그래도 주민의 60%가량이 동의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중 조합설립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에는 노후단지가 몰린 일산서구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이 이뤄지고 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인근 구도심인 덕양구에서도 별빛마을8단지를 필두로 리모델링 추진단지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는 집값하락세가 장기화하는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일산 등 1기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실거래가 기준)은 8.5%,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산이 포함된 고양시 경우 집값이 작년 7월 하락전환한 이후 24주연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하락률이 0.68%로 낙폭이 커져 하락세가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비업계에서는 재건축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마스터플랜' 도입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일산서구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정부의 마스터플랜 도입이 늦어진 데 따른 주민들의 반감이 생각보다 크다"며 "더욱이 정부가 규제완화라는 '판'을 깔아주더라도 당장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는 재건축에 뛰어드는 단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