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상장사들 주가 하락 추세한샘, 한 주당 22만원 지분투자… 4만원대로 '뚝'쏘카에 상장 전 투자… 투자 당시 대비 시총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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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이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와 한샘, 쏘카 등 굵직한 인수합병 및 투자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국내 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다만 투자 직후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현재 반토막 이상 떨어지며 롯데의 전략투자 방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롯데그룹의 피인수기업 주가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지난 10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확정지었다.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이 보유한 지분(53.3%)에 경영 프리미엄을 더해 2조7000억원에 인수한다.

    현재 일진머티리얼즈 시총은 약 2조 4439억원이다. 롯데가 절반의 지분을 매입한 인수가에도 못미친다.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가 처음 매물로 나왔던 5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8만~9만원 사이를 오갔던 주가는 최근 하락을 거듭해 지난 3월 기준 4조1592억원 대비 약 1조7000억원이 날아갔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롯데지주와 롯데물산이 대규모 유상증자 참여에 나선다. 이외에도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4대 시중은행과 일본 미즈호은행 등 7곳에서 1조 7000억 원의 대출을 끌어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 2조 7000억원을 조달했다.

    롯데그룹은 IMM PE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 4호를 통해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가 30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한샘을 투자한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굴욕적인 주가를 경험하고 있다. 

    지분투자 당시 '오버 페이' 논란에도 한샘 지분 27.7%(652만1509주)를 주당 약 22만원, 총액 1조4513억원에 사들였다. 한샘은 전일 종가 기준 4만2100원을 기록했으며, 시총은 1조 320억원이다.

    단순 비교한다면 지분 27%를 인수한 금액으로 한샘을 사고도 남는 금액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롯데쇼핑은 최근 IMM PE와 한샘 인수금융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2024년 6월까지 '주가 대비 대출금 비율(LTV)' 테스트를 면제 받기로하고 각각 428억 원, 572억 원을 마련해 한샘 투입하기로 했다.

    이들이 최근 시가에 따라 한샘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당 인수 단가를 낮추면서 투자 기업인 한샘에 신사업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를 신사업으로 낙점해 투자에 나선 롯데렌탈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올해 3월 롯데렌탈은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쏘카의 지분 13.95%를 취득한 바 있다. 당시 1746억원을 투입해 386만6075주를 사들이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기업가치를 약 1조3000억원으로 산정, 주당 단가 4만5172원에 매집한 것. 공모 후 현재 롯데렌탈은 쏘카 지분 11.81%를 보유 중이다.

    유니콘 기업으로 지난해 상장한 쏘카는 현재 시총 623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렌탈이 산정했던 기업가치보다 절반이 떨어진 것.

    롯데렌탈은 3분기 결산에서 지난 3월 취득한 쏘카 주식에 대해 공정가치 평가를 수행했고, 평가손실 등 529억원 반영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6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 재계에선 롯데가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으나, 올해 구조 조정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를 정리하고 일부 유통 계열사의 부동산도 매각 대상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지난해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진행했던 투자가 글로벌 경기 악화 흐름으로 롯데그룹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이번 상반기 VCM에서 글로벌 경기 악화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