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mg 급여 확대·200mg 신규 진입 약평위 통과, 약가협상 이후 건정심 거쳐 등재전신면역억제제 3개월 급여기준 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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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블록버스터 의약품이자 아토피치료제로 쓰이는 ‘듀피젠트’가 급여 사각지대 논란을 딛고 제도권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현재 18세 이상 성인만을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돼 소아청소년은 연간 20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는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듀피젠트 급여 확대 여부를 논의해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 또는 청소년 아토피 환자 치료에 활용돼도 비용 대비 효과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듀피젠트는 아토피의 주요 원인 물질인 제2형 염증을 표적치료하는 기전을 바탕으로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면서도 연령을 불문하고 꾸준한 안전성을 확인한 치료제로 분류된다.

    용량은 이미 급여권에 진입한 300mg과 신규로 진입하는 200mg이다. 60kg 미만의 소아청소년에게는 200mg 처방이 권고된다. 2개의 용량 모두 급여 적용 가시권에 접어든 셈이다. 

    약평위를 통과한 듀피젠트는 위험분담제(RSA) 적용 여부를 비롯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을 거쳐 건강보험정책심의회 안건에 오를 예정이다. 

    ◆ 年 2000만원 부담… 급여 제한됐던 소아청소년

    듀피젠트는 급여 사각지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만 18세 이상 성인만을 대상으로 제도권에 진입한 상태라 중증 아토피를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이 이 약을 쓰려면 전액 본인부담해야 했다.

    만 18세 이상이 중증 아토피를 앓고 있으며 급여기준을 충족하고 산정특례까지 적용받는다면 듀피젠트 300mg의 1회 치료비용은 7만1000원이다. 2주 간격으로 치료가 진행돼 월 14~15만원이 든다. 

    이러한 조건은 성인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은 전액본인부담으로 약 10배에 해당하는 약값을 내야하는 구조다. 1회에 70만원 가량이 들어 연간 약 2000만원을 내야 치료가 가능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급여 확대를 요구하는 소아청소년 아토피 환우 부모의 하소연으로 이어졌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비롯해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듀피젠트 급여 문제를 두고 지적이 있었고, 당시 김선민 심평원장은 "소아청소년에게 급여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으로 빠르게 검토해 급여 확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첫 약평위 안건으로 듀피젠트가 올랐고 본격적인 소아청소년 급여 확대가 이뤄지는 절차를 밟고 있다.

    ◆ 소아청소년 대상 급여기준 설정 관건 

    급여가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 변화지만 급여기준이 개선될지가 관건이다. 

    현행 듀피젠트 300mg 급여기준은 3년 전 아토피 진단을 받고 스테로이드 등 국소치료제를 4주 이상, 전신 면역억제제를 3개월 이상 투여한 이후 EASI(습진중증도평가지수) 23을 넘어야 한다. 

    여기서 3개월간 면역억제제 투여를 소아청소년에게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의료계 지적이다. 

    안지영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지난해 국회 토론회에서 "(급여기준이) 3개월간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라는 것인데, 성인과 달리 소아는 이로 인한 악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즉, 듀피젠트 급여를 받기 위해 부작용이 예상되는 약제를 투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급여화 이후에도 난관은 존재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증 아토피를 아이들과 부모들은 제도권 진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중증 아토피를 앓고 있는 중학생 환자의 부모는 "몇 년 전부터 듀피젠트 건강보험 급여를 바라고 있었다"며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돌아올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는데 올해는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희망이 생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