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주세 4월부터 리터당 30.5원 상승… 역대 최대가격인상 시점, 규모 두고 서로 눈치게임 시작오비맥주에 쏠리는 눈길… 소비 부담요인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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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대한 주세를 인상키로 하면서 맥주 업계의 눈치게임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가격인상이 소비자가와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맥주업계는 종량세가 도입 된 이후에도 세금을 즉각 가격인상에 반영하기 보다는 길게는 반년 이상 세금인상 요인을 감내한 뒤 출고가를 조정해왔다.

    특히 관전포인트는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늘 세금인상 폭 이상의 가격인상을 단행해왔고 그 시기도 제각각이었다.

    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주요 맥주 제조사들은 정부의 맥주 주세 인상 폭을 두고 주판 튕기기가 한창이다. 정부는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대한 주세를 기존 리터당 855.2원에서 30.5원이 오른 885.7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3.57%의 인상폭으로 맥주 종량세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이 가격인상이 얼마나, 언제 반영될지에 대해서는 눈치게임을 예고하는 중이다. 통상 맥주가격은 시장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선제적으로 나서면 하이트진로가 약간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방식을 취해왔다. 

    특히 지난 2020년 주세법 개정에 따라 주세에 매년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키로 하면서 맥주 가격은 해마다 인상을 반복해왔다. 

    오비맥주가 2021년 4월 1일부로 맥주 가격을 평균 1.36% 인상하자 하이트진로는 한달 뒤인 5월 7일부로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오비맥주가 3월 8일 가격 평균 7.7%을 올리자 하이트진로가 같은 달 23일 인상을 단행했다.

    유일하게 롯데칠성음료는 두 회사와 달리 주세인상 요인을 흡수왔지만 지난해 11월 결국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결국 오비맥주가 어느 시점에서 얼마나 가격 인상을 결정하느냐가 맥주 가격인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세금이 워낙 크게 오른 탓에 이를 기존 가격으로 소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금까지 맥주 가격이 주세 상승보다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맥주가격에 대한 소비자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21년 맥주 주세가 0.5% 오르자 출고가는 평균 1.36% 올랐고 지난해 맥주 주세가 2.49% 오르자 출고가는 7% 이상 인상된 바 있다. 

    실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맥주의 원재료 맥아, 홉의 가격은 지난해 크게 인상됐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021년 KG당 951원이었던 맥아는 지난해 3분기 평균 KG당 984원으로 올랐고 홉은 KG당 1만9550원에서 3만3340원으로 올랐다. 다만 올해도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가격 인상에 반영할 경우 맥주 소비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감을 고려하면 무한정 가격이 올리기도 어렵다”며 “특히 가정용 시장과 업소용의 가격차 괴리가 더 심해지면 자영업자의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