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철옹성 '흔들'새 참여자 진입 확대… 금산분리 완화 속도이달 TF 출범,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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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선 은행 완전 경쟁 체제 구축 움직임에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나설지 주목된다. 당장 제4 인터넷뱅킹(인뱅) 출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높은 진입장벽과 각종 금융규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규제 재정비 방안을 마련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금산분리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산분리는 비금융주력자가 금융기관의 주식을 일정 한도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한 원칙으로, 대기업 등 산업자본이 금융산업을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전날 윤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에서 "과점체제인 은행과 통신 산업의 실질적 경쟁 시스템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는 지시가 떨어지면서 금산분리 완화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금산분리 완화는 금융업 경쟁을 촉진하는 부분과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음으로써 실제 시장 참여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시대에 대형 IT 업체의 금융산업 진출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높은 만큼 신규 진입 움직임은 서서히 발현 중이다. 금융당국도 금융업 인가 단위를 작게 쪼갠 '스몰 라이센스'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움직임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철옹성 같은 과점 시장을 깰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새로운 인터넷은행 출범이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은 4번째 인뱅 출현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내 기업으로는 네이버와 키움그룹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인뱅이 대형 시중은행의 경쟁자로 부상하기에는 아직 규모가 작아 시중은행간 경쟁에는 유의미한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가'가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평가한 결과 일반은행의 시장 집중도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2015년 이후 시장집중도는 대체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여신 71.4%, 수신 63.4%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신규 외국계 은행 진입을 기대하는 눈치다. 영국의 레볼루트와 몬조, 브라질 누방크와 네온방크 등 챌린저뱅크가 늘어날 가능성이다. 영국이 브렉시트(EU 탈퇴) 과정에서 겪은 기존 전통 은행들의 폭리를 대체한 모범사례다. 시중 영업점 확대 등 과도한 초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장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진입장벽과 규제완화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은 당면과제다. 2012년 한국에서 철수한 HSBC나 소매금융을 포기한 한국시티은행도 금뮹당국의 강력한 규제에 막혀 좌절된 사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뱅이나 토스 등 디지털은행을 통한 대출증가율이 서서히 높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은행이 기존 과점체제에 진입할 수 있도록 개방된 마음으로 인허가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금융위, 금감원, 은행권, 학계, 법조계,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근본적 구조개혁이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완전경쟁체제는 그동안 갖가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 같다는 분위기"라며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추진의지를 밝힌 만큼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