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0.33%… 1년새 0.11%p 상승저축은행 7년만에 5% 넘겨카드사 2~3배, 인뱅도 2배 이상 늘어
  • ▲ 서울 노량진의 고시촌에 사금융 광고 전단이 뿌려져 있다.ⓒ연합뉴스
    ▲ 서울 노량진의 고시촌에 사금융 광고 전단이 뿌려져 있다.ⓒ연합뉴스
    고금리 여파에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와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대비 두 배 안팎으로 뛰었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3월말 1개월 이상 원리금을 미납한 연체율은 0.33%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0.11%p 상승했다. 전월대비로는 0.03%p 하락했다.

    통상 분기말에는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전월과 비교하면 소폭 낮아진다. 3월 정리된 채권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1조5000억원) 대비 9000억원 늘었다. 부실채권을 추심업체 등으로 매각하는 규모가 커진 셈이다. 신규 발생한 연체액은 1조7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000억원 줄었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0.09%로 전년대비 0.14%p 감소했지만, 나머지 부문은 모두 올랐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년대비 0.2%p 올랐고,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59%로 0.28%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1년새 0.1%에서 0.2%로 두 배가 됐다.

    대출 연체율은 2분기를 기점으로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대출 연체율은 평균 0.304%로 3월 0.272%에서 0.032%p 올랐다. 전년과 비교하면 0.118%p 높은 수준이다.

    5대 은행의 4월 신규 연체율은 0.082%로 1년새 0.04%p 올랐고,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268%로 올해 들어 0.046%p 상승했다.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면서 변경된 대출금리가 대부분 적용되는 2분기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연체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은행들은 우려한다. 코로나19 대책으로 만기가 연장되거나 상환이 미뤄진 금융지원 조치가 오는 9월 종료되는 것도 불안 요소다.

    저축은행과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 상황은 더 어렵다. 1분기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5.1%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69%p 급등했다. 5%대 연체율은 2016년 말(5.83%)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카드사 연체율도 대부분 업체가 1%를 넘겼다. 카드사 1위 신한카드 연체율은 1.37%로 2019년 3분기 이후 가장 높다.

    중금리 대출상품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 연체율도 심상치 않다. 카카오뱅크 1분기 대출 연체율은 0.58%로 1년 새 두 배 이상 뛰었고, 케이뱅크도 0.48%에서 0.82%로 급등했다.

    금감원은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증감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고금리에 따른 위험요인이 없는지 지속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