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3.1조, 케뱅 1.4조 증가소득심사, 연체관리 등 주시인뱅 주담대 위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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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에만 4조 5000억원 불어난 인터넷전문은행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집중 점검을 예고했다. 

    지난달 사상 최대치를 돌파한 가계대출에 인터넷은행 주담대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으로, 당국 눈치를 살피는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주담대 확대 관련 속도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주택금융공사 등 유관기관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이 1068조 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자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인으로 주담대를 지목했다.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로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 주담대 규모는 820조 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원 증가했다. 5개월 연속 상승이며 지난 2021년 7월(6조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기도 하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 금리인상 및 주택경기 하락 등으로 그간 감소 추세였던 가계부채가 주택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다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특히, 당국은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주담대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대출 심사‧실행 등 전 과정이 100%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차주의 소득심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와 연체율 관리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간 주담대를 통해 쏠쏠한 이자이익을 거둔 인터넷은행들 입장에선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당국 눈치에 주 수익원으로 등극한 주담대를 더 이상 늘리기 어려운 형편이 됐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 중 주담대를 취급하는 곳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아파트담보대출) 두 곳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하반기 중 전월세대출을 먼저 출시하고, 내년에 주담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기준 주담대 잔액은 5조 5000억원으로 1분기(2조 4000억원)보다 3조 1000억원 늘었다. 케이뱅크도 6월 말 잔액 2조 4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상반기에만 1조 4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넷은행은 3%대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대환대출 시장에서 주담대 수요를 대거 빨아들였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2분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 3조 5000억원 중 약 60%(2조 1000억원)가 대환 목적이었다.

    마찬가지 케이뱅크가 상반기 취급한 아담대 1조 400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7000억원이 대환대출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주담대 증가에 힘입어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한 183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케이뱅크는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상당한 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은행 측은 당국의 주담대 점검에 성실히 임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관련 프로세스를 잘 갖춰놓고 있어 점검 결과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뱅 주담대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등 증빙소득이 있는 차주에 한해 대출 진행이 가능해 차주 상환능력에 대한 검증은 타행 대비 더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은행에선 증빙소득이 없는 차주도 추정소득을 통해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체위험에 대해서도 "평균 DSR이 은행업권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며, 연체율은 최저 수준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연체율은 0.52%로 전 분기 대비 0.06%p 감소했다.

    한편, 일각에선 당국의 인터넷은행 주담대 조이기가 소비자 편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낮은 금리의 인터넷은행 주담대로 갈아타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서민들의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