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TV 시장 OLED 전쟁… 삼성 77인치 글로벌 출격TCL에 치이고 삼성·LG 따라 가긴 역부족… 소니 재고 처리 나서OLED 포함 프리미엄 TV 가격 '2000$' 이상 인하… '가격전쟁' 스타트
  • ▲ CES 2023 소니 부스 전경 ⓒ장소희 기자
    ▲ CES 2023 소니 부스 전경 ⓒ장소희 기자
    삼성이 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가격경쟁도 막을 열었다. 선발주자인 LG에다 TV시장 1위 삼성까지 시장에 진출했는데 중국 TCL도 물량공세로 경쟁 수위를 높이고 있어 설 자리를 잃은 소니가 가격 낮추기에 적극 나서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최근 글로벌 TV시장에서 OLED를 포함한 프리미엄 TV 가격을 2000달러(약 260만 원) 이상 인하에 나섰다. 지난해 글로벌 TV시장이 유례없는 수요 침체를 겪으면서 쌓인 재고를 털어내고 본격화되는 OLED TV 경쟁에서 가격을 무기로 앞세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프리미엄 TV시장에선 OLED를 중심으로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년 간 OLED TV 시장을 사실상 홀로 개척해왔던 LG전자에 이어 전 세계에서 TV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삼성전자가 OLED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다운 경쟁이 드디어 시작됐다는 평가다.

    삼성은 OLED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부터 가격 경쟁에 불을 붙였다. 출시된지 10년이나 됐지만 여전히 가격허들이 높았던 OLED TV를 대중화할 수 있는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크다.

    삼성은 최근 출고가 900만 원대인 OLED TV 77형을 700만 원대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아직 정식 출시 전에 진행하는 이벤트성 가격이긴 하지만 출시 후 OLED TV 가격을 점차 낮춰 이와 같은 수준까지 조만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나 다름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선 이미 삼성이 OLED TV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막강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지 오래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올해 OLED TV용 패널 출하량이 910만 대, 오는 2025년에는 1160만 대, 2027년에는 1410만 대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를 위해선 TV제조사인 삼성과 LG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봤다.

    삼성의 이 같은 가격 정책은 이미 OLED 시장 60%를 점한 LG에게도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LG도 77형 OLED TV를 자사 최고 프리미엄급 TV로 판매하고 있는데 삼성이 가격 낮추기에 돌입한 이상 기존의 가격을 고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기존 제품과 비슷한 수준에서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출시 이후에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할인 행사를 동원해 가격경쟁에 함께 뛰어들 수 밖에 없다.

    소니는 일찌감치 OLED 시장에 뛰어들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해왔지만 TV시장에서 무섭게 공세를 펼치는 중국 TCL까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상대로 떠오르면서 점차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다. TCL은 아직까진 프리미엄 시장에선 존재감이 크지 않지만 엄청난 물량공세로 TV시장 침체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2위였던 LG를 밀어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소니 TV의 판매량은 글로벌 7위 수준으로 TCL(2위)은 물론이고 중국 하이센스(4위), 샤오미(5위)에도 자리를 내주고 한자릿수 점유율을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프리미엄 TV 중심으로 판매한 덕에 금액 기준으론 5위에 올랐는데, 그마저도 TCL(3위)과 하이센스(4위)에 뒤지는 처지라 프리미엄 TV로 명맥을 잇기 위해선 올해 본격화되는 OLED TV 경쟁에 명운을 걸 수 밖에 없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