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흑자전환 삼성·LG "수요 회복 요원"패널가격 떨어져도 수익 확보 난항3위 소니, 적자전환 출하량 늘린 TCL에 자리 내줄수도저가 이어 초저가 수요 넘쳐 '양극화'... 中업체 점유율 확대 기회
  • ▲ CES 2022 TCL 전시관 전경 ⓒ이성진 기자
    ▲ CES 2022 TCL 전시관 전경 ⓒ이성진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TV시장 침체 속에 LG전자를 꺾고 2위(출하량 기준) 자리를 꿰찬 중국 TCL이 올해도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수요 감소로 적자까지 봤던 삼성과 LG는 올 1분기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인데 TCL은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여전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에도 이어진 TV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LCD TV 패널 가격이 낮아진 덕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삼성과 LG는 지난해 4분기 TV시장 수요 악화로 해당 사업에서 나란히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과 LG를 비롯해 TV업계 빅3(매출 기준)로 꼽히는 소니도 지난 1분기 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4분기 삼성과 LG가 나란히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도 소니는 흑자를 낼 수 있었는데 올 들어선 소니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빅3 TV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93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삼성은 전년 대비 20% 매출이 줄어 58억 달러(약 7조 7000억 원)를, LG는 22% 줄어든 26억 달러(약 3조 4000억 원)를 나타냈고 소니는 8억 6500만 달러(약 1조 1500억 원)를 TV로 벌어들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올 1분기엔 LCD TV 패널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5% 떨어져 TV사업으로 이익을 내기에 더 좋은 환경이었지만 좀처럼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는 탓에 패널 가격 하락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과 LG도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TV사업에서 영업이익률이 삼성은 1%대를, LG는 6%를 기록하며 2분기는 물론이고 하반기에도 수요 회복으로 이익률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남겼다.

    빅3가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곳도 있다. 중국 TCL은 중저가 LCD TV로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글로벌 TV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LG전자를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올해도 이 기세를 몰아 연초부터 판매량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TCL은 아직 올 1분기 재무 성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1분기 TV 판매량 수치를 먼저 공개했다. 지난 1분기에만 555만 대의 TV를 출하해 중국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11%, 해외에선 15% 가량 출하량을 늘렸다. TV 최대 시장인 북미나 유럽 등 서구권 수요가 침체를 면치 못하는 반면 중국시장은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TCL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DSCC는 분석했다.

    팬데믹 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TV시장도 완전히 양극화된 경향을 나타낸게 TCL에게 기회가 됐다. OLED나 마이크로LED 등 프리미엄 수요가 상대적으로 굳건한 것과 동시에 저가를 넘어 초저가까지 떨어진 가격대를 원하는 수요도 크게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초저가 기준으로 보는 500달러(약 70만 원) 미만 TV 수요가 성장하면서 올해 이 가격대 TV 출하량도 전체 TV의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을 정도다.

    프리미엄 제품부터 초저가 제품까지 고른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TCL과 더불어 하이센스나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이 이 같은 수요 변화에 맞춰 글로벌 TV시장에서 세를 넓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에선 TV시장에서 이 중국 제조사 3사를 중심으로 점유율 30%를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오며 삼성과 LG 등 국내업체들을 강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