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3조 순손실' 심각한 적자 행렬에… LG전자 지원 나서OLED시대 이제 시작인데… 디스플레이 사업 승부 건 구광모 회장성장 정체 TV시장서 OLED만 성장… '1등 경쟁력' 이어가기 총력
  • ▲ 메타(META) 테크놀로지로 궁극의 화질을 완성한 3세대 OLED TV 패널 전시 모습 ⓒLG디스플레이
    ▲ 메타(META) 테크놀로지로 궁극의 화질을 완성한 3세대 OLED TV 패널 전시 모습 ⓒLG디스플레이
    LG그룹이 고비에 놓인 디스플레이 사업 살리기에 나섰다. 삼성이 뛰어들며 본격적으로 확대될 OLED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OLED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 자금을 수혈해 디스플레이 사업 지원에 나섰다. 전날 LG전자는 주총 이후 이사회를 통해 LG디스플레이에 1조 원을 대여한다고 공시하며 자금줄 역할을 맡았다.

    LG디스플레이는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LG전자에게 매분기 이자를 지급키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조 8246억 원 가량 있지만 앞으로 OLE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안정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실탄을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해만 3조 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실적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도 2조 원이 넘는다. 지난 2020년 365억 원 적자를 낸 이후 2년 만에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본격적인 위기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는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 등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최악의 실적악화를 경험했다.

    중국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 TV패널 사업을 접고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다. 현재는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설 정도로 재편이 상당부분 진행됐는데 실적악화로 발목을 잡히면서 계열사를 통해 자금 수혈을 받아 또 한번의 위기를 넘어서려는 모습이다.

    LG그룹 차원에서도 디스플레이 산업은 놓칠 수 없는 핵심 분야다. 글로벌 넘버원 수준의 기술을 갖춘 사업 중 하나가 바로 디스플레이다. 더구나 LG가 개척해서 시장을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한 분야가 OLED인데, OLED TV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삼성 마저 10년 만에 다시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실상 LG가 승기를 잡은게 이 OLED TV패널 사업이다.

    삼성의 참전으로 향후 OLED TV 시장 전망도 더 밝아졌다. 팬데믹 이후 TV시장 수요가 주춤해지며 앞으로의 성장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도 OLED TV는 상승곡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OLED TV 시장은 올해 전체 TV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8%에서 12.1%로 확대될 전망이다. 평균 단가도 지난해 1704달러에서 올해 1752달러까지 상승해 전체 OLED TV 시장 규모도 전년 대비 5.7% 증가한 117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TV시장에서 프리미엄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OLED가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시장에서 OLED 비중은 이미 지난해 36.5%를 넘어섰고 올해는 43.7%까지 커진다는게 옴디아의 예상이다.

    이렇게 성장하는 시장을 주도하는 LG 입장에선 대규모 자금 수혈을 통해서라도 LG디스플레이가 사업을 안정화할 수 있게 시간을 벌어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구광모 LG 회장이 디스플레이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차입으로 프리미엄 TV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투명 OLED나 게이밍 OLED 등 신시장 개척 사업을 가속화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메타 테크놀로지' 신기술도 차별화 포인트다. 중소형 OLED사업에선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 집중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