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5815억, 전년비 7% 줄어작년 1분기 영업익 41% 성장과 뚜렷한 차이'디지코' 전략 삐그덕... 협력사 대금 지급·투자 차질 불가피
  • KT가 1분기 저조한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수장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이 5개월 지속될 경우 하반기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T 영업이익은 55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두 자릿수(41%)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이는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과정이 장기화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지난해 12월 이후 차기 CEO 선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경영 시계가 멈춰선 상태다. 

    구현모 전 대표가 이사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정을 두 차례나 받았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경선을 통해 윤 후보가 내정됐지만, 정치권의 압박에 사의를 표명했다.

    KT는 초유의 컨트롤타워 부재에 휩싸이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임시적으로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게 된 것.

    경영로드맵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와 달리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7%, 9%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경영 공백이 5개월정도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KT는 '뉴거버넌스 TF'를 구축해 차기 대표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개선안을 8월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인공지능(AI) 등 '디지코' 주요 전략은 물론, 협력사들의 대금 지급·투자 결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KT 경영 정상화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내놓는다. 구 전 대표의 디지코 전략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비(非)통신 서비스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흥국증권 등 금융투자사 5곳은 KT에 대한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정부가 올 초부터 이통사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통신 정책 규제에 들어간 점도 우울한 분위기를 더한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5G 중간요금제 다변화 등으로 이통사를 압박하고 있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이사회 구성과 대표 추천 위원회 수립 및 추천, 주주총회 승인 등의 물리적 절차들을 감안하면 새로운 CEO 선임에는 적어도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ICT 환경하에서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극대화는 기업가치에 있어 매우 부정적인 요소"라고 진단했다.

    한편, KT는 뉴거버넌스 TF를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기로 했다. 국내외 주요 주주 대상으로 전문가 추천을 받아 최종 5명 내외로 TF를 꾸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