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15.8%→17.3%) 주춤교보생명(14.0%→19.3%) 2위 탈환 신한·KB라이프 약진… 미래에셋·농협생명 밀려
  • ▲ 최근 4년간 국내 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 추이.ⓒ금융감독원
    ▲ 최근 4년간 국내 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 추이.ⓒ금융감독원
    지난해 기준금리 상승 영향으로 채권 가격과 주가 하락 등으로 인해 국내 생명보험사들간 희비가 엇갈렸다. 일부 보험사는 역머니무브, 저조한 변액보험 판매 실적, 높은 해약률 등에 발목이 잡히면서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신한과 KB 등 대형 금융지주의 자금력과 계열사 보험 물량 등을 앞세은 신한라이프, KB라이프생명 등의 점유율이 오르면서 중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 상위 생보사의 점유율은 크게 오르고 있는 반면 하위 보험사의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양극화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4개 손보사(삼성·교보·한화·신한·흥국·미래에셋·농협·KB·IBK·KDB·DB·하나·DGB·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107조6545억원으로 전년(97조2750억원)보다 10.7% 가량 늘었다. 

    수입보험료는 연간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총액으로, 초회 보험료, 2회차 이후 보험료, 2년 이후 보험료 등으로 나눠진다. 일반회사의 매출액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점유율 1위는 삼성생명으로 전체 보험료의 26.7%(28조7451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2019년 31.9% ▲2020년 28.5% ▲2021년 27.3% 등 꾸준히 줄고 있다. 이에 따라 2위와의 격차도 2019년 16.1%포인트(p)에서 지난해 7.4%p까지 좁혀졌다.

    2019년 15.8%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지키던 한화생명은 2021년 15.2%로 떨어지며 교보생명(16.3%)에게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는 교보생명 점유율이 19.3%까지 치솟으면서 한화생명과의 격차를 4%p 벌리며 1위 삼성생명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생보업계 2위 수성을 위해 설계사 조직을 확대하는 등 보장성보험 판매에 공을 들인 반면 교보생명은 영업채널에서 '시책 강화'라는 승부수를 던져 단기간내 빠른 성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 4년간 교보생명이 거둔 당기순익도 1조6957억원으로 삼성생명(3조2311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인 한화생명(1조765억원)과의 격차도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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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점유율이 크게 오른 건 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 등 금융지주계 생보사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이들은 대형 외국계 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점유율을 크게 올리고 있다.

    특히 신한라이프는 2019년 업계 4위였던 미래에셋생명(8.2%), 5위 농협생명(7.5%)에 이어 5.9% 점유율로 6위였지만 2021년 5위로 올라선 후 지난해 7.2% 점유율을 기록,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아직 3위인 한화생명(15.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초 본격 출범한 KB라이프생명도 KB생명 시절인 2019년 1.6%의 점유율로 11위에 불과했지만 푸르덴셜생명과 합병 후 지난해 4.1%의 점유율로 8위까지 올랐다. 특히 순익 측면에서는 합병 시점인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583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둬 업계 5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중하위권 생보사들의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 8.2%의 점유율로 업계 4위였던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4.9%까지 떨어지며 6위로 내려앉았다. 농협생명도 같은 기간 7.5%에서 4.8%로 줄며 5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진행된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막대한 채권가치 하락과 평가손실에 직면한 바 있다. 또한 은행권이 제시한 높은 예금 금리로 인해 생보사 자금이 은행권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현상과 주가 하락에 따른 변액보험 가입 급감 등을 겪었다. 실제 국내 생보사 중 변액보험 판매 점유율이 가장 높은 미래에셋생명의 수입보험료는 2011년 7조5622억원에서 지난해 5조2990억원으로 30% 가량 급감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2019년 5.0%의 점유율로 7위에서 지난해 5.4%로 점유율이 소폭 상승하며 업계 5위에 위치하고 있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5.0%의 점유율을 보이다 지난해 5조8554억원의 수입보험료로, 전년 보다 1조원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위권에 위치한 DB생명(1.9→1.7%), DGB생명(1.2→0.9%),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0.4→0.3%) 등은 1년새 점유율이 하락하며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상위권사와 하위권사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시장이 금리 인상과 증시 하락 여파로 정체된 가운데 금융지주를 등에 업은 일부 보험사들의 약진으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며 "상위 업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반면 하위 업체들은 리스크 관리에도 버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