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시황 악화 1년간 적자 규모 9천억 동박사업 실적 기반 2분기 흑자전환 기대 2030년 '배터리 소재' 연 매출 7조 달성 총력
  • ▲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부진했던 석유화학 시황이 더디게 회복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다만 2분기부터는 동박사업 효과가 실적에 반영돼 적자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매출 5조4230억원, 영업적자는 13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2184억원 줄어든 수치다. 

    회사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연간 적자 규모가 7626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적자 기조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에틸렌 사업 부진이 주원인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화학사 중 에틸렌 생산량 1위다. 에틸렌을 생산하는 기초소재사업부의 지난해 연간 매출(18조2887억)은 전체 매출에서 82.1%를 차지한다. 생산량은 연간 약 450만t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초유분이다.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180 달러까지 떨어졌다. 통상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은 300 달러 수준이다. 이달 들어 220 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제품을 판매할수록 손실을 본다는 얘기다. 에틸렌 가격은 9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더딘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 금액은 10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었다.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시장에서는 2분기부터 중국 내 경제활동 추가 정상화가 기대되는 만큼 4월 말 전후로 구매수요 재출현 및 제품가격 전반 강세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 실적도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실적 부침을 겪는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배터리 소재 사업 비중 늘려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배터리소재 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5%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출범시켰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인 국내 동박 제조업체로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연간 6만t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스페인, 미국에 공장을 신설해 생산량을 2027년까지 23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이 연간 매출 1조원 이상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연간 매출 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배터리 핵심 소재 가치사슬을 구축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인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사업에 투자-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용 폴리프로필렌(PE), 폴리에틸렌(PP) 생산 및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고순도EC, 고순도DMC) 공장을 건설 중이며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은 각각 양극박, 동박(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에 6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역내 대규모 정기보수로 화학제품 판매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이 연결 손익계산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올해 영업이익은 1201억원으로 작년보다 41.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