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펀딩 통해 선보인 요거트 편의점서 출시매일유업·현대그린푸드·CJ제일제당·농심 등도 펀딩 통해 시장 반응 살펴"단기 수익 없지만 소비자 선호도 파악 용이"
  • ▲ 삼양식품이 최근 펀딩에 성공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잇는 요거트 제품.ⓒ와디즈 홈페이지
    ▲ 삼양식품이 최근 펀딩에 성공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잇는 요거트 제품.ⓒ와디즈 홈페이지
    "최근에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싶으면 편의점이 아니라 펀딩 사이트를 찾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보기 힘든 이색적 먹거리가 많아,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펀딩 목록을 살피게 됩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 중인 20대 직장인 전모 씨)

    식품업계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한 신제품 펀딩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펀딩에 참여하는 대다수 기업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이지만,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들도 펀딩을 이용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펀딩 인원이나 금액 자체는 매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신제품 경쟁 속에서 얼리어답터들의 반응을 가장 먼저 엿볼 수 있어 제품 정식 출시 전 테스트베드(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 설비)로 펀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인 후 정식 출시에 성공한 대표 주자는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3일까지 와디즈를 통해 자사가 운영 중인 삼양목장 원유를 이용한 요거트 '오르닉 유기농 아이슬란딕 요거트'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삼양식품이 지난해 4월 말 제주우유를 매각하며 유가공제품 사업에서 손을 뗀 지 1년여만에 처음 선보이는 요거트 제품이다.

    오르닉 유기농 아이슬란딕 요거트 펀딩에 참여한 인원은 323명이다. 인원 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목표치를 2266% 초과 달성하며 1133만2500원의 수익을 거뒀다.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삼양식품은 이달 말 편의점을 통해 제품을 정식 출시한다. 삼양식품은 이후 이 제품의 판매처를 온라인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매일유업의 경우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소화가 잘되는 우유 롤케이크 세트' 펀딩을 진행했다. 이 제품은 매일유업 온라인 구매처, 편의점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데, 펀딩 사이트에서 선보이는 제품은 가정의 달 기념 커스텀스티커가 포함된 한정판 제품이다. 이 펀딩에는 400여명이 참여했다. 펀딩 수익은 1470만원 수준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식재료와 레스토랑간편식(RMR) 등을 지난 몇년간 꾸준히 펀딩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캐비어로리'를 프리오더 중이다. 스페인에서 백화점 우수 고객을 위해 수입하기 시작한 제품을 펀딩 사이트에 동시에 공개하며 소비자 선호도를 파악 중이다.

    현대그린푸드 측은 "사전에 계약된 유통 채널 외 정식 유통 계획이 없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캐비어로리의 펀딩 참여율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현대그린푸드는 그간 가정간편식(HMR), RMR 등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2020년 추석 명절 전 진행했던 특등급 샤인머스캣 펀딩의 경우 성공률 9026%를 달성하며 4513만2600원 수익을 냈다. 지역 맛집을 발굴해 HMR 제품화하는 '모두의맛집' 프로젝트도 꾸준히 지속 중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인 '샤오짠 탄탄면', '발산삼계탕' 등 메뉴는 목표치를 수백, 수천 퍼센트 초과 달성하며 호응을 얻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신제품 비건카레 10개 세트를 50% 할인 판매했다. 동원홈푸드 측은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접하는 와디즈 이용자를 통해 가장 먼저 신제품 비건카레를 평가받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농심은 '라이필 콜라겐', 미래형 식재료 '심플레이트' 등 이색 신제품들을 선보일 때 와디즈 펀딩을 통해 공개했다. CJ제일제당도 지난해 100% 식물성 음료 '얼티브 플랜트유' 등 이색 제품을 정식 출시 전 와디즈에서 처음 론칭하며 시장 반응을 살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 제품이나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운 제품을 출시할 때 펀딩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펀딩을 통해 매출에 도움을 받는 구조는 아니지만 제품의 가치와 가능성을 평가받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