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급종합병원 '정상진료' 유지 병원별·과별 단체 연차 발생 없어규탄대회 기폭제, 투쟁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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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계가 간호법 거부법에 반발해 연차투쟁에 돌입했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 큰 혼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PA 간호사의 불법 업무 중단을 선언해 수술 일정이 미뤄지는 등 의료공백이 예상됐지만 필수의료 분야 간호사들은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본보가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확인한 결과 이날 간호계 연차투쟁 여파와 관계없이 정상진료가 이어지고 있다. 빅5 병원의 경우에는 평상시 대비 현격히 더 많은 연차가 발생하거나 하는 등의 변화도 감지되지 않았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우려와 달리 정상적인 진료와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며 "본격 파업의 성격이 아니여서 그런지 여느 때와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 역시 "공백없이 정상진료가 이어지고 있으며 대다수 종합병원 이상에서 비슷한 상황이다"라며 "보통의 금요일과 비교해 간호사들이 연차를 더 많이 썼다고 보기에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의료현장 상황을 감안하면 단체로 연차를 내고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연차를 냈을 경우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권고한 형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환자에게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인 사안으로 여겨진다. 

    연차투쟁과 동시에 진행 중인 '준법투쟁' 역시 아직은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한간호협회가 선언한 준법투쟁은 간호사들이 법적으로 정해진 본인의 업무 외에는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PA(진료보조인력) 간호사가 수술방에서 모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들은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국내 수술현장에서는 전공의들과 함께 보조를 맞춰 실질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실상 PA 없이 수술방 가동이 어려운 현실이다. 

    이와 관련 C상급종합병원 PA 간호사는 "전국 약 1만명으로 추산되는 PA가 준법투쟁에 참여한다면 그 문제는 심각해지겠지만 환자를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그러한 결정을 하기 힘들다"며 "애초에 병원 소속인데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 간호계의 간호법 거부권 투쟁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이라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이날 연차투쟁을 기점으로 그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간호협회가 사상 초유의 첫 집단행동에 돌입한 상황이라 연차투쟁에 따른 규탄대회가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투쟁의 강도와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간호계 주요인사들은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연차투쟁이 아닌 대규모 파업으로 대응해야 거부권 행사에 대한 강력한 반대의사 표시를 할 수 있다"며 고강도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간호협회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인근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협회는 약 4만명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