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행정부서 통상 전쟁을 치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복귀 유력 '삼성. LG 세탁기 수입 제한'...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로 평가 받아 미국 대선 직전 “자유무역 미국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원인" 주장
  • ▲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로이터·연합뉴스
    ▲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차기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삼성과 LG전자의 세탁기 수입을 제한시켰던 인물이 재기용될 거란 전망이 나와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국 보호무역을 설계하며 한미 FTA 재협상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USTR를 이끌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에게 다시 USTR 대표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USTR은 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미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저해하는 무역장벽, 지식재산권 위반 등을 식별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 정부와 직접 협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USTR을 이끌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설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한미 FTA 재협상을 담당했고, 삼성·LG 등 외국 세탁기와 태양광패널 수입을 제한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기도 했다. 그는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로 평가 받는다. 

    앞서 라이트하이저는 월가 로펌에서 30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US스틸을 포함해 미국 철강 산업을 대표해 중국산 수입품에 맞섰다. 2000년대 초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철강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도록 설득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미국 대선 직전 FT 칼럼에서 자유무역을 "미국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FT는 라이트하이저가 USTR 대표를 다시 맡게 될 경우 미국과 교역하는 동맹 및 관련 산업계가 불안해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라이트하이저가 트럼프 1기 행정부 무역전쟁에 끼친 영향력을 고려해 보면 그의 USTR 대표 재기용 가능성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서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USTR 대표 복귀와 관련해 기존 무역 정책이 급진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에 본사를 둔 카토 연구소의 연구원 클라크 패커드는 라이트 하이저가 이 직책을 수락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경고하면서도 "트럼프가 미국 무역 정책의 꽤 해롭지만 급진적인 개편을 진지하게 시행한다면 라이트하이저가 이 일이 실현되는 것을 보는 데 충성스러운 대리인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만약 라이트하이저가 USTR 대표 자리에 다시 오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던 관세 정책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선에 성공하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추가 관계를 부과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전 세계 통상 전쟁을 치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2기 행정부에서 다시 복귀할지 주목된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가 당선될 시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위치를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