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간호사 등 수술방서 빠질 듯불법업무 리스트 꾸려 각 의료기관에 배포김영경 회장 "불법 업무지시 안 받는 준법투쟁" 한 달간 면허반납·19일 연차 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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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계가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따른 고강도 투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의료공백이 현실로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수술실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7일 대한간호협회는 협회 앞 단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와 관련 투쟁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김영경 회장은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회장은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의료 직능의 면허업무에 대한 의사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며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의사의 불법적인 업무 리스트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부터 간호사가 대리수술, 대리처방,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L·T 튜브 교환, 기관 삽관, 봉합, 수술수가 입력 등에 관한 의사의 불법 지시를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PA(진료보조인력) 간호사가 수술방에서 모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들은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국내 수술현장에서는 전공의들과 함께 보조를 맞춰 실질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에서는 PA 간호사 없이 안정적 수술실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절제, 봉합 등 의사가 해야하는 의료행위 중 일부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간호계가 단체파업으로 투쟁의 수위를 올리진 않지만 의료 공백, 특히 수술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 한 달간 면허 반납·19일 규탄 대회 진행  

    이미 예고됐던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도 동시에 전개한다. 

    김 회장은 "한 달간 전국 간호사의 면허증을 모아 복지부로 반납하겠다"며 "면허 반납을 하는 그날 간호사는 광화문에 집결해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고발하고 파면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간호협회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전 회원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인원 10만5191명 중 10만3743명(98.6%)이 ‘적극적인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면허증 반납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은 64.1%(6만7408명)였다. 

    오는 19일에는 광화문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 대회를 개최하고 연차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집회 신고 인원은 3~4만명 규모로 이들이 한꺼번에 연차를 내고 집회에 참여하는 방식이 된다. 

    또 간호계 내부 '총선기획단'의 본격적 활동도 예고했다. 1인1정당 운동을 개시하며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간호법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를 주도하고 법안을 대표로 발의했으면서도 비겁하게 국정 활동을 포기한 이들이 다시는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도록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