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서울아파트 평균매매가 반등…바닥론에 '무게'거래량, 여전히 예년평균 하회…"일종의 통계왜곡"심리지수‧설문조사 부정적여론 우세…"더 지켜봐야"
  • ▲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230612 ⓒ연합뉴스
    ▲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230612 ⓒ연합뉴스
    부동산시장은 하루에 두 번씩 반복되는 밀물과 썰물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만조기(상승장)와 간조기(하락장)가 되풀이된다. 해수면이 높아지는 만조기가 도래하면 정부는 안정책을 내놓고 간조기 땐 반대로 부양책을 쏟아낸다. 그렇다면 집값의 꼭지와 바닥은 언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다만 시장동향과 과거 사이클을 토대로 유추해 볼 뿐이다. 연재 <[N-포커스] 부동산시장, 어디로(上)‧(中)‧(下)> 편을 통해 부동산시장 현상황과 전망, 향후 과제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늘면서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가격 반등폭이 미미하고 거래량도 예년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아직 '회복'을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는 평이다.

    14일 부동산R114 REPS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올 들어 △1월 4216만원 △2월 4182만원(-0.80%) △3월 4123만원(-1.41%) △4월 4068만원(-1.33%)으로 꾸준히 하락하다가 5월 4082만원(+0.34%)으로 반등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해 5월 4349만원(0.25%)이후 처음이다.

    전국 기준으로 보더라도 서울지역 시세와 마찬가지로 △1월 2189만원 △2월 2178만원(-0.50%) △3월 2151만원(-1.23%) △4월 2117만원(-1.58%)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5월 2131만원(+0.66%)로 증가했다. 전국 단위로도 지난해 5월 2269만원(0.08%)이후 첫 반등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반등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거래절벽 상황보다는 나아지긴 했으나 완연한 회복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당장 거래량이 예년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 들어 4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한국부동산원 기준)은 2만6276건으로 전년동기 1만5466건에 비해 69.8% 늘어났다. 하지만 직전 3년(2019~2020년) 동기 평균 거래량은 4만1376건으로 올해 거래량보다 57%가량 많은 수준이다.

    전국 단위로는 오히려 지난해만 못하다. 올 들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모두 22만1574건으로 전년동기 26만4495건보다 16.2% 줄어들었다. 직전 3년 평균 거래량은 42만8278건으로 올해 거래량을 크게 웃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현재 부동산시장은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면서 바닥다지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거래량이 아직 평년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 거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규제완화 효과도 서울 핵심지역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등 일종의 통계왜곡이 나타나고 있어 좀 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선되고 있는 소비심리지수도 마찬가지다. 국토연구원의 서울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를 보면 올 들어 △1월 82.8 △2월 93.7 △3월 97.5 △4월 99.3 순으로 지속 개선되고 있다. 전국 단위로도 △1월 83.9 △2월 93.2 △3월 94.9 △4월 97.4 순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가격상승 및 거래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셈이다. 4월 서울 기준으로 △2020년 102 △2021년 117 △2022년 113 등으로 낙관론이 우세했으나 올해는 그 반대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 등 일부지역에서 가격과 거래량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고 그폭 역시 미미한 수준"이라며 "부동산원 통계상 거래량과 가격지수가 소폭 회복되기는 했지만 실거래가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부동산시장을 대하는 심리는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4월 부동산플랫폼 직방은 앱 이용자 1931명을 대상으로 집값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중 58.5%가 '집값이 더 내려갈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놨다. 조사결과 나머지 41.5%는 '집값이 더 오르거나 보합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앞으로 오를 것 같다'는 답변은 14.9%, '바닥이지만 아직 오를 것 같진 않다'는 답변은 26.6%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지역 해제 등을 골자로 한 1·3대책과 공시가격 하락,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파급효과가 시장에 나타나고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크게 둔화하면서 가격낙폭이 둔화했다"며 "가격측면에서 직전거래 대비 상승한 거래 비중이 늘고 있지만 거래량 경우 지난해보다 늘었을 뿐 평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가격 낙폭은 점차 줄겠지만 평년보다 낮은 거래량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직방 설문조사 결과. ⓒ직방
    ▲ 직방 설문조사 결과. ⓒ직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