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팔고, 첨단소재·중공업 사고효성중공업 지분 매집에만 350억원 넘게 쓴 듯 “북미 실적·수주 개선 유력… 중동·유럽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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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이 지난 2분기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석달간 효성계열사 4곳의 보유 지분을 조정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주사 ㈜효성의 주식은 지난 6월 16일 21만1920주 매도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보유하던 효성 지분율은 기존 7.64%(160만9319주)에서 6.63%(139만7399주)로 감소했다. 매도일 종가 기준으로 추산한 매도금액은 주당 6만4700원으로 총 137억원 수준이다. 

    그 보다 앞선 4월 27일에는 효성화학 주식 3만6572주를 팔아, 국민연금이 보유한 효성화학 지분율은 6.87%(21만9258주)에서 5.73%(18만2686주)로 조정됐다. 매도일 종가 기준으로 추산한 매도금액은 주당 10만6400원으로 총 39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실적 부진과 재무상황 악화로 지난해 4분기부터 효성화학 주식을 순차적으로 정리해왔다. 앞서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4차례에 걸쳐 효성화학 지분 팔면서 12.16%였던 지분율은 7.92%로 줄었다. 이후 올해 1분기에 또 한차례 효성화학 지분을 팔면서 지분율은 7.92%에서 6.87%로 조정됐다. 

    반면 효성첨단소재와 효성중공업의 주식은 추가로 사들였다. 4월 13일 효성첨단소재 4만5891주를 사들임에 따라 국민연금의 효성첨단소재 지분율은 8.44%에서 9.47%로 증가했다. 

    효성중공업의 경우 5월 18일, 6월 5일과 9일, 20일 총 네 차례 걸쳐 9만3266주, 9만8677주, 9만3654주, 10만4457주 총 39만54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효성중공업 보유 지분은 기존 7.03%에서 11.21%로 늘었다. 특히 효성중공업의 경우 지분을 4.18%포인트(p)나 늘려 국민연금이 2분기 지분을 늘린 108개 기업 가운데 지분율 확대폭이 가장 컸다. 

    효성첨단소재와 효성중공업의 지분을 매입하는데는 이날 종가 기준 각각 약 194억원, 약 352억원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효성그룹 전체로 보면 176억원치의 기존 주식을 팔았지만 546억원치의 주식을 더 사들인셈이다. 

    국민연금은 “단순 투자 목적에 따른 처분과 매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로, 시장 투자의 지표로 일컬어진다. 단순 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 예상, 시세 차익을 고려한 움직임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효성중공업과 효성첨단소재의 추세적 실적 개선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북미 지역에서 초고압변압기를 비롯한 전력기기 수요가 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본격 시행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투자 및 전력 인프라 확충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효성중공업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485억원, 영업이익 447억원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3.1%, 영업이익은 6.1% 개선된 수준이다. 실적 개선 전망에 힘입어 효성중공업 주가는 작년 7월 6일 5만6300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12만4300원으로 120.8%나 치솟았다. 최근 1개월 만(6월 5일~7월 5일)에만 41.3%가 올랐다. 

    효성첨단소재도 주력제품인 타이어코드 시황이 바닥을 지난데다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슈퍼섬유의 성장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탄소섬유는 최근 자동차 경량화 소재부터 태양광 단열재, 풍력 블레이드, 수소 저장용기 등 친환경설비 관련 소재, 그리고 방산과 항공우주까지 고부가 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속적인 증설과 기술개발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고부가 탄소섬유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지역 교체 및 신규 수요 확대로 전력기기가 공급자 우위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 및 수주증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관련 수주 가시화와 유럽 및 호주 등에서도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로 인한 수주증가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