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5년차 맞아, 소통 리더십 부각행사는 실무진 중심, 사장실 없애고 오픈10월 5시리즈 출시, 업계 1위 기대감
  • ▲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BMW코리아
    ▲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BMW코리아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가 국내 재투자와 ESG 행보에 집중하면서 취임 후 다시 업계 1위 자리 반열에 올린 그의 리더십이 재조명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상반기 수입차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BMW 판매량은 3만8106대로, 3만5423대를 판매한 벤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BMW가 7년 연속 수입차 1위를 지키고 있는 벤츠를 넘어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10월에는 8세대 완전변경 5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5시리즈는 국내에서 지난해 2만1513대가 팔렸으며, BMW 글로벌 시장에서 봤을 때 단일 국가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모델이다.

    한 대표는 2019년 4월 BMW코리아 대표 취임 이후 5년차를 맞았다. 그는 2003년 BMW 마케팅 매니저로 시작해 이후 MINI 총괄, BMW 마케팅 총괄, BMW 세일즈 총괄을 거쳤다. 2016년부터는 BMW 말레이시아 대표를 지냈다가 2018년 BMW코리아로 복귀해 2019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그는 취임 때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팀‘이라는 경영철학을 내세웠다. 조직 융합을 통해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취임 초기부터 대외적인 성과에 주목하기 보다는 직원들과 딜러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한 대표가 취임했을 때는 BMW가 EGR 결함에 따른 잦은 화재사고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BMW를 다시 수입차 업계 1위 반열에 올려놨다.

    한 대표는 신차 발표나 주요 행사에서 수입차 대표들이 현장에 직접 나서는 것과 달리, 실무진이 프레젠테이션에 나서도록 했다. 인터뷰나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도 자제하면서 일각에서는 그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행보는 실무진의 능력을 키우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평소 그는 “실무진들이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라며 “내 역할은 직원들이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출퇴근 시 자전거를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기사가 있는 차를 탈 때도 뒷자리가 아닌 조수석에 앉는다고 한다. 사무실에서도 사장실을 없애는 등 ’수평적 리더십‘의 모습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소통을 중심으로 한 경영 방식은 내실을 다져 도약할 기반을 만들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도 영향을 줬다. 그 결과 판매량은 ▲2019년 4만4191대 ▲2020년 5만8393대 ▲2021년 6만5669대 ▲2022년 7만8545대로 업계 1위 벤츠와 격차를 3만대 이상에서 2000대 수준으로 줄였다.

    한 대표는 판매량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국내 시장 재투자와 ESG 경영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단적인 예로 BMW그룹이 지난해 한국 협력업체로부터 구매한 차량 부품 규모는 약 4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2021년 BMW코리아의 전체 매출인 4조6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액만큼 한국 사회에 재투자함으로써 경제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취지다.

    또한 BMW코리아는 인천 청라에 R&D 센터 확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R&D센터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전동화 등 혁신기술 부문에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고용 인력 확대에 따라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평소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는 “한국 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부터 부품 수주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투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의 우수한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 외국계 기업이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에도 앞장서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BMW코리아가 보유한 충전기는 총 877기로 수입차 업계 최대규모다. 연내 전국에 BMW 충전소를 20곳 이상 추가로 구축해 1100기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수입차 업체 최초로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주요 활동으로 주니어 캠퍼스는 초등학생 대상 과학 창의교육을 진행하며, 자동차 과학 원리와 친환경차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넥스트 그린 투-고는 친환경 충전소 개념을 확장해, 전기차 배터리를 트럭 형태의 이동식 에너지 저장소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수입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부산국제모터쇼에 참가한 것도 BMW코리아의 사회공헌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모터쇼는 수익성이 낮아 자동차 업계의 외면을 받고있는 실정이다. BMW가 행사에서 빠졌다면 부산국제모터쇼는 수입차 업계 불참으로 ’국제‘라는 단어가 무색할 뻔했다.

    BMW가 국내 유일 LPGA 대회를 주관하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2015년부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총상금 200만달러로 78명의 프로골퍼가 참가했다. 올해도 10월에 대회가 예정돼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 대표들은 대부분 본사에서 배치돼 글로벌 지역별로 대표직을 두루 역임하며 경험을 쌓아 본사로 영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시장의 특성을 잘 알고 임직원들과 소통에 능한 한국인 대표의 존재감과 리더십이 재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