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 등 계열사 부진조 회장, '책임 경영 강화'라는 제목의 이메일 보내"사업 나빠지는데 책임 회피 자세 만연"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책임 경영을 당부했다. 조 회장이 2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자 이례적으로 나선 것.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조 회장은 '책임 경영 강화'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임원과 팀장 등에게 보냈다.

    조 회장은 이메일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하기로 약속한 사항이나 경영층에서 지시한 사항에 대해 제대로 실천이 안 되고, 일을 잘못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데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회사 내에 너무 많다"며 "여태까지 일을 잘못했는데 지금부터 잘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갑자기 일이 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경영층이 잘못과 문제점을 지적하면 현상과 표면적인 이유를 나열하면서 남 탓,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고 '하고 있습니다' 또는 '앞으로 잘하겠습니다'는 말로 모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조직 문화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PU의 성장 발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반드시 실행하여야 할 주요 과제의 목표가 무엇이었고, 현재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당초 목표보다 성과가 미흡하다면 어떤 장애요인이 있어 달성이 안되는 것인지 잘못된 점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며 "차질 발생의 근본 윈인을 깊이 파고들어 객관적으로 분석해야만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직 구성원 모두가 능동적으로 일하는 책임경영을 실천해 하기로 한 일은 반드시 수행하고 결과에 대하여 책임지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는 조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낸 것은 이례적인 만큼 그룹 전반에 쇄신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효성,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등 효성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대체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효성중공업은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효성그룹 '화학 3형제'의 실적은 악화됐다.

    효성화학은 지난 6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냈고, 올해 2·4분기에도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효성화학은 주력 제품의 수급 저하와 베트남 법인 실적 부진이 겹치며, 재무 안정성이 크게 저하된 점을 반영해 신용등급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효성화학은 내년까지도 프로필렌 증설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저조한 수익성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효성화학은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티앤씨는 2·4분기 817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나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줄어들 전망이다. 2·4분기 실적시즌에 접어들면서 목표주가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의 2·4분기 영업이익은 653억원으로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며 "재고 증가에 따른 스판덱스 판가 하락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목표주가를 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효성첨단소재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8261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4%, 50.3% 감소한 규모다. 타이어보강재는 신차용 타이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교체용 타이어 시장 지속적인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하락과 판가 약세 이루며 더딘 회복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