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 방식 아닌 필터로 미생물 처리… 관련법상 전 제품 '생맥주' 표기 가능대지면적 16만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 年 생산량 60만㎘ 생산"테라·켈리 자기잠식 없어… 현장 일 더 늘어나"
  • ▲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전경ⓒ조현우 기자
    ▲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전경ⓒ조현우 기자
    “이곳에서 생산하는 모든 맥주는 법적으로 생맥주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만난 정의민 품질관리팀장은 “강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가열 살균 방식이 아닌 필터를 통해 미생물을 처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 팀장은 “켈리의 경우 ‘첫 맛의 부드러움’을 위해 7℃에서 1차 숙성으로 잡미와 이취를 제거했다”면서 “-1.5℃에서 2차 숙성을 통해 추가적으로 이미·이취 성분들을 제거함과 동시에 강한 탄산감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라고 강조했다. 
  • ▲ 외부 야적장에 켈리와 테라 등 플라스틱 박스가 쌓여있다.ⓒ조현우 기자
    ▲ 외부 야적장에 켈리와 테라 등 플라스틱 박스가 쌓여있다.ⓒ조현우 기자
    1997년 강원도 홍천군에 들어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대지면적 약 52만8925㎡(16만평), 건축연면적 9만9173㎡(3만평) 규모로 구성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맥주 생산공장으로, 이곳에서 만들어진 켈리와 테라 등은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강원 지역에서 소모된다.

    맥주를 생산하는 4대 요소인 물·맥아·효모·호프 가운데 맥주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물로 알려져 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1급수인 홍천강 물과 지하암반수를 정화해 사용한다. 여기에 추가로 테라는 호주산 맥아를, 켈리는 덴마크산 맥아를 100% 사용하고 있다.
  • ▲ 세척과 구분 등이 이뤄지는 모습ⓒ조현우 기자
    ▲ 세척과 구분 등이 이뤄지는 모습ⓒ조현우 기자
    이날 오전 방문한 강원공장은 ‘켈리’와 ‘필라이트’ 생산이 한창이었다. 야적장에서 구분된 박스와 공병은 공장 내부로 옮겨져 선별 과정을 거친다.

    외부접촉으로 병이 하얗게 변하거나 형태가 변형된 경우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자동으로 걸러진다. 이상이 없다고 판별된 병은 세척과 살균을 거친다. 이후 워머를 통해 병에 열을 가하는 작업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병입에 들어가게 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세척을 마친 병은 40℃ 까지 열을 가해 성에를 없앤다”면서 “그래야 라벨이 병에 제대로 부착된다”고 설명했다.

    최종 주입 공정은 외부와 철저하게 분리돼 밀폐시킨 장소에서 이뤄진다. 비열처리 된 맥주가 저온에서 담기는 만큼 주입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세균의 침입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강원공장은 병 제품 2개 라인, 캔 2개 라인, 페트 1개라인, 생맥주 2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500㎖ 기준 분당 1000개 제품이 생산되며, 연간 60만㎘ 제품이 만들어진다.
  • ▲ 병입이 완료된 제품들이 이동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병입이 완료된 제품들이 이동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2층에 마련된 견학로로 올라가자 고소한 향이 느껴졌다. 이는 맥아를 분쇄해 물에 넣고 끓이면 만들어지는 맥즙 특유의 향이다. 만들어진 맥즙에서 쓴 맛을 제거하기 위해 타닌 성분을 빼고 단백질을 분리하는 ‘자비’ 과정을 거친 뒤 급랭시켜 10~15일간 숙성하게 되면 우리가 마시는 맥주가 완성된다.

    이곳은 지난 4월 출시된 켈리가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3개월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한 켈리는 개발 당시 콘셉트를 ‘부드럽고 강한 탄산감’이었다. 양립하기 어려운 콘셉트인 만큼 총 128개 시제품을 제조하며 최종적인 제품을 완성해냈다.
  • ▲ 공장에 대해 설명하는 이인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장의 모습ⓒ하이트진로
    ▲ 공장에 대해 설명하는 이인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장의 모습ⓒ하이트진로
    동일한 맥주 제품 출시로 인해 테라와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테라가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켈리가 추가로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테라와 켈리의 생산 비중은 7:3 정도다.

    이인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장은 “장인들이 술을 빚는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곳에서도 그런 마음으로 생산하고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천혜의 원료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