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공판 오전 한국타이어 임원 증인 출석검찰 “다른 채무로 우선매수권 담보역할 부족”변호인 측 “합리적인 절차 거쳐 문제 없어”
  • ▲ 법원에 출석하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뉴데일리
    ▲ 법원에 출석하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뉴데일리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에 50억원 자금을 대여한 것에 대해 적절한 절차를 거쳤음을 강조했다.

    조현범 회장은 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6차 공판에 출석했다.

    조 회장은 박지훈 대표와 친분을 이유로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를 통해 자금을 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변호인 측은 조 회장과 박 대표가 주체가 아닌 실무진을 통해 자금대여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 화성 공장 부지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설정해 상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절차와 판단의 적절성을 주장했다.

    6차 공판 오전에는 윤승환 한국타이어 경영진단담당 상무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올해부터 내부감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사건 발생 시점인 지난해 3월에는 계열사 운영 전략과 투자검토 등 사업전략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했다. 조 회장에게 리한 자금대여 관련 업무 지시를 받고 수행한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윤 상무는 조현범 회장이 그에게 리한에 50억원 자금을 추가로 대여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조 회장이 무조건 대여하라는 취지가 아니라 검토해보고, 안 되겠다 싶으면 진행하지 말라는 취지로 당시에 말했다고 설명했다.

    자금대여를 맡게 된 한국프리시전웍스는 두 가지 이유를 근거로 자금대여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나는 리한의 변제능력 부족으로 인한 담보 설정 문제와 또 하나는 연내 대여자금이 상환되지 않을 시 감사보고서에 기재된다는 점이었다. 해당 정보가 대외적으로 공개된다면 이해관계자들을 비롯한 언론에서 이를 두고 문제삼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리한이 보유한 200억원대 화성 소재 공장부지에 우선매수권을 설정하면서 자금대여가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화성 공장부지에는 100억원의 채권액이 설정돼있지만, 이를 변제하고도 100억원이 남기 때문에 50억원의 대여자금을 상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감사보고서 문제도 계약서상에 지난해 11월 30일로 변제 기한을 설정하면서 해결됐다.

    이에 검찰은 화성 공장부지 우선매수권에 대해서도 리한이 보유 중인 다른 채무로 인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반박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윤 상무는 조 회장으로부터 강압적인 지시를 받아 자금대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기존에 아직 갚지못한 20억원의 대출금과 한국프리시전웍스의 입장에 따라 자금 대여가 어렵다고 보고하기도 했다”며 “이후 공장 우선매수권과 당해 11월로 변제기한을 설정하고 상계에 대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면서 적절한 절차를 거쳤다”고 역설했다.

    자금 대여시점에 리한의 재무 상황이 흑자로 전환한 것도 윤 상무가 자금대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데 영향을 준 부분이다.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경영난을 겪었지만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자금대여 시점 이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다만 검찰은 리한이 흑자 전환한 부분에 대해 영업활동과 무관하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주식처분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흑자전환을 했다고 해서 리한의 경영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다. 윤 상무가 자금대여에서 리한 경영상황과 공장부지 실사 등을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윤 상무는 “리한 자금 대여관련 검토하는 과정에서 직접 확인이 부족했던 부분은 있지만, 이는 신규 대출이 아닌 기존 거래관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프리시전웍스가 직접 계약서를 작성했고, 이를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공판은 8월 16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