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2세 증여세 납부 위한 주식담보대출, 반대매매 현실화윤상현 부회장-윤여원 사장, 담보만 지분 30%… 경영권 위기'오너 2세 구하기' 서둘러 주주환원정책 발표했지만… 횡보중
  • ▲ 왼쪽부터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한국콜마홀딩스
    ▲ 왼쪽부터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한국콜마홀딩스
    한국콜마홀딩스 오너 2세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막대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정작 주가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 리스크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콜마 오너일가는 자칫 경영권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무상증자, 분기배당, 자사주 소각 등의 강도 높은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은 상황이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과연 한국콜마그룹 2세들은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까.

    27일 뷰티업계 등에 따르면 윤동한 회장의 자녀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은 최근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 등락으로 인해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지난 25일 3개년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횡보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주주가치 제고 및 증대를 위해 당기순이익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연내 무상증자, 전년 대비 30% 내 변동하는 분기배당 신설, 3년 내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3% 내 분할 소각 등을 결정했다. 

    안건만 보면 모두 주가 부양의 특효약이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발표 당일 2.16% 상승하며 1만3210원을 기록했던 종가는 다음날인 26일 1.97% 하락한 1만2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런 상황에 가장 속이 타는 것은 오너 2세들이다. 이들이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식담보대출 때문이다.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사장 남매는 부친 윤동한 회장으로부터 한국콜마홀딩스 등의 주식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증여세 납부를 위해 한국콜마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왔다. 

    윤상현 부회장이 한국콜마홀딩스의 주식 501만3035주를 담보로 총 595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렸고 윤여원 사장이 한국콜마홀딩스의 주식 51만주와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 주식 132만4200주를 담보로 총 232억원을 대출 받았다. 

    문제는 담보비율이다. 변동성이 심한 주식 특성상 주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 주가가 유지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주식담보비율을 설정한다. 이 경우 주식 가치가 담보비율 이상으로 유지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일정 이하로 주가가 하락 할 경우 금융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매도해 빚을 상환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지게 된다. 

    실제 오너 2세의 주식담보대출은 최근 하락장에서 주식담보비율을 하회했다. 

    윤상현 부회장은 405억원 대출에 대해 담보비율 110%를, 190억원에 대해 담보비율 170%를 설정하고 있는데, 이중 대출금 405억원은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지난 25일 한때 담보비율이 91.6%까지 하락했고 190억원에 대한 담보비율도 134.4%로 내려갔다. 모두 담보비율을 하회해 반대매매의 조건을 충족한 것이다. 

    그의 동생 윤여원 사장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윤여원 사장은 보유한 한국콜마홀딩스의 주식을 콜마비앤에이치와 통합담보로 제공해 양사의 주가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데,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지난 26일 52주 최저가를 뚫었다. 

    두 남매가 담보로 제공한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29.73%가 반대매매의 위협을 받게 된 셈이다. 오너일가의 한국콜마홀딩스 전체 지분이 44.49%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경영권의 위기다. 전량 반대매매의 경우를 가정하면 남은 오너일가 지분은 14.76%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오너2세들은 주식담보대출 외에도 증여세 납부를 위해 세무당국에 상당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놓은 한국콜마홀딩스의 주주환원정책이 시장을 움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사실상 오너 2세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내놓은 궁여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오히려 반대매매가 이뤄진다면 한국콜마홀딩스의 주식이 대량으로 장내 풀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실제 강도 높은 주주환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콜마홀딩스는 등락을 반복 중이다. 

    물론 주식담보가 담보비율을 하회했다고 하더라도 금융사에 부족한 담보금액을 납부할 수 있다면 반대매매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사장의 주식담보대출 이자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이미 이들의 보수만으로는 이자도 내기 힘든 상황. 심지어 연부연납을 통해 분할 납부하는 증여세도 매년 수십억원 규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주가 상승기에는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해 경영승계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오히려 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