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단지 설계미흡·5개단지 시공미흡 조사 5개단지중 1곳 보완공사 4곳 정밀안전점검 원희룡 "이권 카르텔 탓…혁신조치 취할 것"이한준 "발주관여자·시공선정과정 모두조사"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긴급안전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긴급안전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인천 검단 신축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무량판구조 전단보강근 누락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단지서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흥은계지구 수돗물 이물질 및 LH 무량판구조단지 전수조사 결과 관련 긴급안전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LH에 따르면 검단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구조를 적용한 91개 LH발주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15개단지 지하주차장에 전단보강근(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량판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구조를 말한다.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15개단지중 10개단지는 설계미흡, 5개단지는 시공미흡으로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에선 분양주택 4곳과 임대주택 4곳, 지방에선 분양주택 1곳과 임대주택 6곳에서 철근부실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5개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곳이다. LH는 이중 1개단지에 대해 보완공사를 진행중이며 4개단지는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해 곧 보완공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직 입주전인 10개단지중에서도 6개단지는 보완공사가 진행중이며 나머지 4개단지도 입주전에 보완을 마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조사결과 시흥은계지구 아파트단지에선 수돗물 이물질 문제도 발견됐다. 조사결과 2017년 입주직후부터 상수도관 내부코팅제가 떨어져 나와 수돗물에서 검은색 이물질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된 이물질 성분은 총 35종으로 이중 4개종은 '에폭시' 등 피복자재와 동일한 성분으로 분석됐다.

    LH 조사에 따르면 원인이 된 불량강관을 단지에 납품한 업체는 시흥은계지구뿐만 아니라 다른 LH현장 14곳에도 강관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 다른 곳에서는 자재 관련 하자민원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해당업체는 2020년 당시 가격담합업체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지만 과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손해배상소송에도 응하지 않는 등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민신뢰를 받아야 할 공기업인 LH가 지은 아파트에서 이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공공주택에 대한 사업감독을 책임지는 국토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고 발견된 문제들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모든 책임은 좌든우든 이권 카르텔에 있다"며 "정부는 반카르텔 자유공정정부로서 이를 단호하게 조치하고 건설분야에서 이권카르텔에 대해 전반적인 혁신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철근이 누락된 15개단지를 대상으로 설계가 어디에서 발주됐고 관여한 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시공업체들은 어떻게 선정했는지 등을 모두 조사해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