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4개월간 19.9조 급증…전세금 보다 매매용서울 청약경쟁률 67.6대1…작년대비 6배이상 상승 24일 예고된 통화정책회의서 금리인상시 '이자폭탄'"가을 하반기쯤 반등추세 꺾이고 하락세 접어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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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 ⓒ뉴데일리DB
    올해 4~7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20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기준금리 인상시 대출자들이 '이자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금융시장동향'을 보면 7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430억원으로 6월말 1062조1877억원보다 5조9553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주담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기간 주담대는 △4월 2조8176억원 △5월 4조2478억원 △6월 6조9460억원 △7월 5조9636억원으로 총 19조9750억원 규모다.

    특히 주담대는 전세자금보다 매매비용을 위한 자금조달에 집중됐다. 전세자금대출은 4월에 비해 5월 6000억원 줄어든 후 6월 다시 1000억원 증가했지만 7월 2000억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한은은 전세자금 수요가 둔화했지만 매매거래가 늘면서 주담대 몸집이 불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상반기 기준 서울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8.9%로 전체 절반을 채 차지하지 못했다. 이 수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이후 처음이다. 전세사기 및 역전세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달까지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67.6대 1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평균 10.9대 1을 6배이상 뛰어넘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및 수요자 매수심리회복에 따른 결과라는 반응이다.

    다만 한은이 이달 24일 예고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주담대로 인한 '이자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앞서 한은은 근래 4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연 3.50%로 미국 기준금리 연 5.25~5.50%와 비교해 최대 2.0%p 차이가 난다.

    금리는 동결됐지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담대 변동금리는 최근 4.08~6.93%로 7%에 육박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을 계속 내비치고 있기 때문에 채권시장 변동이 큰데다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자금이탈) 우려 등 이슈로 은행채 금리가 높아진 탓이다.

    은행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50년만기 주담대 상품을 기준으로 4억원을 연5.50% 금리로 빌린후 거치기간 없이 원리금을 균등상환한다고 가정하면 이자액만 총 7억2395만원이나 내는 셈이다. 기준금리가 상승해 은행 대출금리도 함께 오른다면 주담대 이용자들 이자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고 금리는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은 상황"이라며 "저금리 때와 고금리 때를 비교하면 이자는 배로 늘고 있는 수준이라 부담을 못 견디고 집을 매도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준환 교수는 최근 반등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다시 경색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그는 "현재 금리가 떨어진 것도 아니고 경기가 좋은 것도 아닌데 부동산시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반등하고 있다"며 "결국 지금이 저점이라고 생각하는 심리적인 움직임인 것 같은데 가을 하반기쯤에는 이같은 추세가 꺾이고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주담대를 청산하는 '이탈인구'로 인해 시장이 세분화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연내 한 번 더 올릴 수 있는 상황에 우리도 빅스텝(0.50%인상)이든 베이비스텝(0.25%인상)이든 금리인상을 한 번쯤 단행할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소비자금융에서 금리는 더 높아지기 때문에 분명 이자부담을 못 이기고 대출에서 이탈하는 인구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이런 상황은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발생할 여지가 크다"며 "이렇게 되면 지방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분양사태라든지 집값하락 문제가 더 심화돼 시장경색국면이 더 짙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결국 이 문제는 서울·수도권내에서도 집값이 오르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지방에서도 가능성이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세분화해 하위시장 양극화를 더 짙어지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필요시 하반기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해 대응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