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진으로 인도를 대안으로 낙점급성장 중인 인도 시장 수요 확대 반영인도 시장 전동화 전환에 적극 대응
  • ▲ 왼쪽부터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아시프 카트리 GMO 생산담당 부사장. ⓒ현대차그룹
    ▲ 왼쪽부터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아시프 카트리 GMO 생산담당 부사장.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GM인도법인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한다. 급성장 중인 인도 자동차 시장의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 부진을 감안해 인도를 대안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대차는 16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야나주(州) 구루그람(Gurugram)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법인(HMI)에서 GM인도법인(이하 GMI)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체결식에는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 아시프 카트리(Asifhusen Khatri) GMI 생산담당 부사장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 안으로 인도 정부의 승인 등 선결 조건이 충족되면 현대차(인도법인)가 GMI 탈레가온 공장의 특정된 대지와 설비에 대한 권리를 완전하게 취득하게 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상호 간 협의로 비공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GMI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급성장 중인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고 빠르게 진행될 인도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보가 목적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되며 중국(2320만대), 미국(142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이중 승용차(Passenger Car)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브라질 등 세계 주요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가 5년 전보다도 줄어든 가운데, 인도의 지난해 자동차 신차 판매는 5년 전인 2017년 대비 18.5%나 증가하며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펼치며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국 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총 55만2511대를 판매해 1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마루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 ▲ 현대차가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그룹
    ▲ 현대차가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그룹
    올해도 지난달까지 34만6711대를 판매해 14.6%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종식 이후 본격화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생산능력의 제한이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현대차는 GMI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추가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해 수요가 높은 핵심 차종의 공급을 확대하고,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다양한 차종을 투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가 인수하게 될 탈레가온 공장은 기존 연간 약 13만대 수준의 완성차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 등 선결 조건 달성 후 취득 절차가 완료되면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양산 돌입 이후에는 단계적으로 설비 개선을 통해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능력을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라인 개선을 통해 첸나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75만대에서 82만대로 올린 만큼, 이번 인수와 향후 추가 확대 계획을 고려하면 기존 공장을 포함한 현대차의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현대차는 이번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계기로 생산능력 확대뿐만 아니라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약 4만8000대 수준으로 승용차 시장 내 비중이 1.2%에 불과하지만, 2021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커졌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판매량이 4만6650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통해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능력이 추가로 확보되는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은 탈레가온 공장 인수 계약에 서명한 뒤 “올해는 인도 진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탈레가온 공장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제조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중국 시장 부진이 장기화되자 인도를 대안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의 중국 실적은 사드 갈등 이후 매년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현대차 글로벌 전략의 무게중심이 중국에서 인도로 이동하는 형국”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