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금리 급등… 15년만 최고비트코인 10% 급락… 킹달러에 밀려자산 180조원 中금융사 상환 위기…헝다 파산 신청
  •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와 미국의 긴축 장기화까지 '겹악재'를 맞았다. 중국의 디플레이션(D)리스크와 미국의 인플레이션(I) 위기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1400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뒤따른다. 

    달러 강세 속에 위험자산 회피심리는 더욱 강해져 코스피지수는 장중 2500선이 붕괴되고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10% 가까이 폭락하는 등 자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 美 10년물 국채 금리 4% 돌파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32%를 돌파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30년물 수익률도 장중 4.42%까지 고점을 올리며 2011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러한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현 고금리(연 5.25~5.50%)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출발했다. 

    당초 시장에선 이르면 올 4분기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봤으나 내년으로 미뤄진다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년물보다 낮아질 이유가 없어 장기채가 인기를 끌며 수익률이 큰 폭으로 오르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을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데다 인플레이션은 소폭 둔화됐으나 향후 국제유가 변동폭 등으로 하락폭이 적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도이치뱅크의 전략가인 앨런 러스킨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에 접근하면 매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러한 믿음이 도전 받고 있다"면서 "국채수익률 4% 부근에서 매수했던 사람들은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미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있다. 전일 발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이 여전히 물가 상승을 우려한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9월로 예정된 FOMC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 주저앉은 코인… 위험자산 회피심리↑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훨훨 나는 사이 대체투자처로 각광받던 비트코인은 쓴 맛을 봐야했다.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가 높아진 결과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일 같은시간 보다 9% 하락한 2만6303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서도 각각 비트코인은3652만5000원, 3652만9000원에 거래되며 전일보다 4%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이 펼쳐지고 있다.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코인도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전일 보다 5.66% 하락한 1687.92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리플(XRP)은 12.91% 주저 앉은 0.5086달러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호재로 꼽히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미 규제 당국의 승인 지연도 코인 하락폭을 키우는 요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비트코인 약 3억7300만달러 규모를 매도한 것도 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다. 머스크는 2021년 테슬라가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사실을 밝히며 스페이스X도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또한 미국 법원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리플 소송'의 약식판결에 관한 중간 항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허가하며 가장자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 ◆ D의 공포… 자산 180조원 中금융사 '휘청'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지는 가운데 헝다는 미국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헝다는 2021년 막대한 차입금과 채무불이행으로 중국을 부동산 위기에 처하게 한 장본인이다. 

    헝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챕터 15'는 외국계 기업이 자국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하는 국제적인 지급 불능상태를 다루는 파산 절차의 일환이다. 헝다 계열사인 톈허홀딩스도 파산보호를 신청을 함께 냈다. 

    헝다그룹은 2021년 12월 처음으로 227억 달러(약 30조4천억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를 낸 이후 경영난에 처해왔다. 

    지난달 헝다가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2021∼2022년 2년 간 8120억3천만 위안(약 149조원)의 순손실을 냈다. 또 헝다가 청산하지 못한 만기 도래 채무는 약 2874억 위안(약 52조7천억원)으로 만기를 넘긴 상업어음은 총 2446억 위안(약 44조8천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선 헝다가 파산보호 신청에 나서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다른 업계까지 도미노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부동산의 디폴트 우려는 벌써 금융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조위안(약 180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자산운용사 중즈그룹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유동성 위기로 인해 부채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중즈그룹은 현재 모든 상품에 대한 상환을 중단하고 투자자 자금 상환을 위한 부채 재조정 및 자산 매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중국의 블랙스톤으로 불리며 부동산 신탁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대형 사모펀드를 운영해왔다. 

    앞서 이달 초 비구이위안과 위안양 등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이 각각 300억원 규모의 채무상환에 실패하며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얼어 붙고 있다. 중국 부동산 투자는 규제를 받지 않아 부도 위험이 높은 그림자 금융 형태가 주를 이뤘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5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단기금융 시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하며 자산운용사에 주식 순매도 금지령을 내려 시장 불안 차단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채권 발행 업체들은 지난 6월과 7월에 총 75억위안(1조4000억원)의 지불을 이행하지 못했는데 두 달 연속으로는 지난해 12월과 1월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주택시장의 침체는 정부의 공식적인 자료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는 이날 전일 종가 대비  15.35p(0.61%) 하락한 2504.50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날 대비 8.72p(0.98%) 하락해 877.32에 장을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7원 내린 1338.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