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 이르면 내년 1월 말 상장폐지 “사업 경쟁력 높이고 기업가치 제고 목적”그룹 전기차 충전사업 밸류체인 핵심으로
  • ▲ SK네트웍스 삼일빌딩 전경.ⓒSK네트웍스
    ▲ SK네트웍스 삼일빌딩 전경.ⓒSK네트웍스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품고 모빌리티 새판짜기에 나선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통해 SK그룹 전기차 충전사업의 핵심으로 진화할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SK렌터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주식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 등을 통해 현재 72.9% 보유 중인 SK렌터카 지분율을 100%까지 늘릴 계획이다. SK렌터카는 정해진 절차를 모두 마무리 짓고 내년 1월 말 상장폐지 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SK네트웍스와 SK렌터카의 기업가치를 동시에 높이기 위해 완전 자회사 편입을 결의했다”며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SK렌터카가 출범한 지 3년여 만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9년 AJ렌터카를 인수한 후 자사 렌터카 사업부문을 결합, 2020년 1월 SK렌터카를 출범시켰다. 

    통상 기업이 성장하면 유망 계열사를 떼어내 중복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자본의 효율적 배분과 신속한 의사결정,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SK그룹 차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SK렌터카는 출범 이래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2019년 6409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2465억원을 달성했으며, 같은기간 영업이익 또한 415억원에서 951억원으로 증가했다. 4년간 매출액 94.5%, 영업이익 129.2%씩 늘며 매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모회사 SK네트웍스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알짜 우량 자회사를 편입함에 따라 모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신사업 재원 마련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SK네트웍스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육성 중인 전기차 충전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그룹은 SK시그넷과 SK네트웍스 등 8개 계열사를 동원해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충전기 제조→운영→관리·감독’의 밸류체인이 상당수 완성된 가운데 SK네트웍스의 역할은 적지 않다. 제조를 제외한 운영·관리·감독 등 모든 부문에서 참여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초 국내 3대 전기차 완속 충전기 운영업체 중 하나인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하는가 하면, 국내 민간 최대급속충전기 운영기업 에스에스차처(현 SK일렉링크)를 인수했다. SK렌터카도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충전 단지를 구축 중이며, 2030년까지 20만여 차량 전체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의사결정이 단순화되면서 계열사간 전기차 충전사업 시너지도 더욱 빠르게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SK렌터카를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을 보급하고 에버온과 SK일렉링크를 통해 충전소 확장과 충전기 운영 등 사업을 확장하는 식이다. 스피드메이트는 전기차 수리 기술자 양성과 전문 수리업체 확장 등 저변 인프라 확대 역할을 할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투자해온 인공지능(AI) 기업들은 전기차 충전 기업들의 데이터 분석 등으로 시너지 극대화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SK네트웍스의 전기차 충전사업 관련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실제 SK네트웍스 또한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SK렌터카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의 투자·제휴 등 추진이 용이해졌다”면서 “상장폐지 이후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별 효율화 및 향후 성장 전략 방향성 설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렌터카의 상장폐지로 효율적이고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가 가능해졌다”면서 “스피드메이트, CPO 사업과의 연계 등을 통해 그룹 내 모빌리티 주요 사업자로서 진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