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회장 지분 100% 회사, 해우촌 분할 후 LF푸드에 매각자산보다 빚이 많아…자본잠식 상태 부실기업 떠넘겨김 사업 매각 후 주류·펫 푸드 사업 신규 진출 예고
  • 구본걸 LF 회장의 개인회사 에이치더블유씨(HWC)가 주력이던 조미김 사업을 LF푸드에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자본잠식 상태의 부실사업을 계열사에 떠넘겼기 때문이다. 에이치더블유씨가 조미김 사업을 인수한지 5년만이다. 

    주력사업을 정리한 에이치더블유씨는 조미김 사업 매각 이후 주류 수입, 펫 푸드 사업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신사업도 조미김 사업처럼 LF푸드로 넘어갈지 여부에 시선을 모으는 중이다. 

    23일 LF 등에 따르면 구 LF 회장은 지난 4월 해우촌의 사명을 에이치더블유씨로 바꾸고 기존 조미김 가공 사업을 해우촌으로 분할한 뒤 LF푸드에 매각했다. 에이치더블유씨(전 해우촌)는 구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매각 단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구 회장은 상당한 유·무형의 차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태인수산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2018년 법정관리 중이던 조미김 기업 해우촌을 인수 한 뒤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해우촌으로 변경한 바 있다. 당시 인수가액은 42억원이었다.

    실제 에이치더블유씨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부실을 털었다. LF푸드에 매각된 해우촌은 상반기에만 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우촌 이미 자본이 마이너스 4억5000만원인 자본잠식상태의 기업이다. 자산보다 부채가 더 높은 그야말로 부실한 상태다. 구 회장의 개인회사가 부실한 사업을 LF푸드에 떠넘긴 셈이다. 에이치더블유씨는 주력사업을 넘기게 됐지만 조미김 사업 과정에서 사들인 자산은 고스란히 남았다. 에이치더블유씨는 LF의 지분 1.59%를 보유 중이다. 

    주목할 점은 에이치더블유씨가 조미김 사업을 매각한 직후 신규사업을 다수 추가했다는 점이다. 에이치더블유씨는 주류 수입 및 판매, 애완동물의 사료 수입과 판매 및 관련 부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주력사업 매각 후 이른바 돈이 되는 주류수입, 펫푸드 관련 사업에 나서는 셈이다.

    해당 업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혼술 문화의 확산 이후 와인, 위스키 시장은 대폭 성장했고 반려동물 가구의 급증으로 펫 푸드 시장도 전망이 밝다.

    이 과정에 구 회장의 개인 기업인 에이치더블유씨가 기존 해우촌의 방식을 이어갈 지도 관심사다. 해우촌처럼 LF푸드의 유통망 등을 활용 사업을 성장시킨 뒤 LF푸드에 분할,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구 회장의 자산이 커지리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관련 LF그룹은 구 회장의 개인회사인 만큼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LF그룹 관계자는 “LF푸드가 해우촌을 인수한 것은 포장 김이나 김 수출 관련 시장 성장성을 보고 판단한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주류, 펫푸드 사업에 대한 내용은 검토한 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