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예산안 논의… 소상공인 저리 대환대출·농업직불금 3兆 반영잼버리 파행 후폭풍에 새만금 SOC 예산 '칼질' 불가피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산 가덕도신공항 국비 지원내년 총지출 660조 원대, 증가율 3~4% 그칠 듯추경호 "재정 누수요인 제거, 필요한 분야는 과감히 투자"
  • ▲ 재정.ⓒ연합뉴스
    ▲ 재정.ⓒ연합뉴스
    내년 만 0세 아동 부모급여는 최대 100만 원으로 오른다. 소상공인을 위한 저리 대환대출을 확대하고, 농업직불금 예산은 3조 원 이상 반영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삼성~동탄2) 조시 개통,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예산도 편성한다. 다만 올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의 후폭풍으로 말미암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은 상당 폭의 삭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23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을 논의했다.

    국민의힘은 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내년 부모급여를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확정한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라 만 0세 아동은 현재 70만 원에서 100만 원, 만 1세 아동은 현재 35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각각 올린다. 다자녀 가정은 현재 출생 아동당 200만 원인 첫만남이용권을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가구는 자녀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저소득 가구(소득 1~3구간)와 중간소득 가구(소득 4~6구간) 학생 지원도 늘린다. 대학생 저리 생활비 대출 한도는 35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상향한다.

    당정은 중증 발달장애인 주간 일대일 케어 도입, 장애인 1인당 활동 보조인 이용시간 연장 등 장애인 지원 예산도 확대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위해선 저금리 대환대출을 확대한다. 전기료와 보험료 지원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농업직불금 예산은 내년에 3조 원 이상 반영하고 오는 2027년까지 5조 원 규모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식량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생산을 장려하는 전략작물의 직불 면적을 확대하고 소규모 농가에 대한 직불금 단가도 올리기로 했다.

    국민 안전·재산 보호와 공공안전에 예산 투입을 늘리기로 하고 소아 응급 필수 분야 의료 인프라 확충, 군 얼음 정수기 보급, 권역별 마약 중독 재활센터 설치, 국가유공자 지원 확대를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 곳곳에 누적된 재정 누수 요인을 대거 제거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꼭 필요한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는 재정 정상화를 적극 추진했다"고 말했다.
  • ▲ GTX 차량 출고식.ⓒ연합뉴스
    ▲ GTX 차량 출고식.ⓒ연합뉴스
    당정은 이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별 주요 현안사업도 논의했다. 서울은 전동차와 에스컬레이터 등 노후시설 개선 예산 증액을 국회 심사 과정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GTX-A노선 조기 개통 예산을 내년 예산에 반영키로 했다. GTX-A노선은 올 하반기 시험운행을 거쳐 내년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부터 개통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운정~서울역, 2025년 하반기에는 전 구간(삼성역 2028년 연결)을 개통할 예정이다. 인천은 인천발 KTX 건설 예산을 반영했다.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세종은 금강 횡단 교량 타당성 조사, 충북은 충청 내륙 고속화도로 조기 완공, 충남은 서산공항 건설 예산을 반영했다.

    광주는 아시아 물역사테마체험관 조성 사업, 전남은 인공지능(AI) 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 조성이 반영됐다. 전북은 산지 약용식물 특화 사업방안 연구 예산이 편성된다. 다만 전북도의 경우 내년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은 삭감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북도는 새만금 신공항과 신항만,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등 물류 체계 '트라이포트'(공항·항만·철도)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해 내년 SOC 사업에 8400억 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의 후폭풍으로 부처심의 단계에서 요청액의 30% 이상인 2936억 원이 삭감됐다. 전북도가 국제행사를 도외시하고 SOC 확충에만 열 올렸다는 정치권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 국회 심사과정에서 추가로 가위질당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산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울산은 멀티 오믹스(Omics) 기반 난치암 맞춤형 진단치료 상용화 기술 개발, 경남은 우주 환경 시험시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대구는 도시철도 엑스포선 건설, 경북은 메타버스 디지털 미디어 혁신 허브 구축 예산을 반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원은 의료 전문인력 양성센터와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구축, 제주는 공공 하수처리 시설 현대화를 위해 국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 ▲ 나라 곳간 비상.ⓒ연합뉴스
    ▲ 나라 곳간 비상.ⓒ연합뉴스
    정부 안팎에선 내년 총지출 증가율이 3~4%대로 낮아질 공산이 크다는 견해가 나온다. 올해 총지출 증가율은 5.1%였다. 집권기간 내내 확장재정 운용 기조를 유지했던 문재인 정부는 2018~2022년 예산안 총지출 증가율이 7~9%대였다.

    기록적인 세수 펑크 속에 정부가 내년 허리띠를 더 졸라매면 예산상 총지출 규모는 올해(638조7000억 원)보다 3~4%쯤 늘어난 660조 원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7년(3.6%)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