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중요 사안 결정 전 최우선 확인 사항 자리잡아'연간 보고서'… "수직적 지배구조, 명쾌한 해법 아직…"'준법경영', 단순 선언 넘어 '또 하나의 기업 문화' 체질화4년 활동 최대 업적, '이재용 4세 승계 포기' 선언 꼽아
  •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뉴데일리 DB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뉴데일리 DB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수직적 지배구조의 개선과 관련해 아직도 명쾌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이 위원장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022 연간 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수직적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위원회와 회사 모두 다양한 모델을 연구 검토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 위원장은 "이미 삼성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거의 대부분 관계사에서 실천하고 있고, 사외이사를 비롯한 이사회 권한 강화, 50%가 넘는 여성 사외이사의 비율 등 수평적 지배구조의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준법감시위원회의 검토를 거쳤나요?'라는 말이 삼성 안에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라며 "중요한 사안의 결정 전에 경영진이 당연하게 확인하는 사항이며, 준법경영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하나의 기업 문화로 체질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회와 삼성은 준법경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2인3각'의 동반자라는 신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중국 당나라 시대 명신 위징(魏徵)이 찬서한 구성궁 예천명의 비문에 '인완기화 아취기실(人玩其華 我取其實)'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사람들은 꽃의 화려함을 즐기지만, 나는 그 열매를 취할 것이다'라는 뜻"이라며 "2기 위원회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넘어 질박하고 단단한 내실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위원회는 준법경영을 훼손하는 외압을 막아주는 방파제가 되고자 한다"며 "대내외 의견을 경청하고 현장을 방문하는 등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숨어있는 1인치의 위법 가능성'조차 선제적으로 제거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활동 4년차에 접어든 준법위는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업적으로 '4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끌어낸 것을 꼽았다.

    준법위 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재벌 그룹의 승계 이슈와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나 감시의 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기도 해서 이 회장의 발언에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행 법령상 제도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동일인 이슈에서 총수일가 개인에서 회사로 동일인이 바뀐 전례가 몇몇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 없을 정도로 동일인 지정은 총수의 아들로 계속 이뤄져 왔다는 점, 회사가 총수의 지배력 없이도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 등 실제로 살펴볼 쟁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