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100달러 사정권… 8월부터 상승 흐름펜데믹 이후 고부가가치 항공유 수요 회복공급 축소·수요 증가로 정제마진 강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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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제유가 상승 기류와 항공유 수요까지 폭발하면서 정유업계의 하반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서민 유류 부담이 이어지고 '횡재세'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7.54달러에 거래됐으며 브렌트유는 90.60으로 마감했다. WTI 가격은 최근 석 달간 22%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배럴당 100달러를 사정권까지 올라왔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 시장을 흔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연말까지 감산 조치로 유가가 급등했다. 사우디는 지난 7월 이후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에 돌입한 가운데 자발적 감산 기한을 매달 연장하고 있다. 러시아도 자발적으로 일일 30만 배럴씩 감산하고 있다.

    연말까지 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전망에 정유업계의 하반기 실적도 긍정적이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덩달아 뛰면서다. 8월 첫째 주 11.5달러를 기록한 이후 10.9달러→13.1달러→14.2달러 등으로 연일 상승세를 이었다.

    여기에 펜데믹 이후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항공유 국내 소비는 322만 배럴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 1월 이후 42개월만에 300만 배럴 대로 올라선 기록이다.

    팬데믹이 사실상 종식된 이후 여행객 증가가 지속되고 있어 항공유 수요 역시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공급 축소와 수요 회복을 바탕으로 연말까지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6500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예상했으며, 에쓰오일도 약 5000억원 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3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조현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 감축 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가 촉매 역할을 할 때마다 정제마진 급등세가 반복될 것"이라며 "정제마진 강세는 올 겨울까지 이어지면서 3분기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유업계는 실적 낙관에도 일제히 표정관리에 돌입한 모습이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물가 부담에 비상등이 켜진 것은 물론, 지난해 일었던 '횡재세' 논의 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상승에 호실적을 달성한다해도 국민 유류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기업은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며 "지난해 논란이 된 횡재세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실적이 일희일비 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수익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