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 단체 관광 허용 이후 일 평균 150명 방문'왕홍' 통한 매출 증대 기대… 박스 단위로 구매하기도현대백화점, 주요 관광시설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검토
  • ▲ 8일 오후 찾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모습. 단체관광객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조현우 기자
    ▲ 8일 오후 찾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모습. 단체관광객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조현우 기자
    “오늘만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 7대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지난 8일 늦은 오후 찾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1층 로비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줄을 선 중국 단체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날 이곳을 방문한 단체관광객은 200여명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 11일 중국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했다. 이는 지난 2017년 3월 한한령(限韓令) 시행 이후 6년 만이다.

    단체관광을 가장 기대하는 곳은 면세업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큰 손으로 불렸던 중국 단체관광객이 막히며 사실상 ‘개점 휴무’ 상태였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단체관광 허용 이후 동대문점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약 150여명”이라면서 “이날처럼 200명 이상 단체 관광객이 추가로 방문하는 것은 2주에 한번 꼴이다”라고 설명했다.
  • ▲ 코로나19 이후 가격을 꼼꼼하게 따지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며 10만원 이하 객단가도 늘어났다.ⓒ조현우 기자
    ▲ 코로나19 이후 가격을 꼼꼼하게 따지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며 10만원 이하 객단가도 늘어났다.ⓒ조현우 기자
    7월 기준 한국에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1만146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4% 급증했다. 특히 이 중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은 약 18만명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으며, 같은 기간 2916% 폭증했다. 면세업계가 단체관광 허용으로 인해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이유다.

    이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K-Beauty’로 불리는 한국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모인 12층이었다. 관광객들은 판매원들과 쉴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꼼꼼하게 제품을 살피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목에 단체관광객임을 알리는 ‘GT VIP’라고 적혀진 표식을 걸고 있었고 주로 스킨케어와 샴푸 등의 브랜드들을 둘러봤다.

    개별 관광객들도 상당했다.
  • ▲ 왕홍이 매장에서 실시간 방송을 통해 의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왕홍이 매장에서 실시간 방송을 통해 의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 19 이후 중국인 관광객도 소비 패턴에 변화가 생기면서 가격 등을 꼼꼼하게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10만원 이하 단가 비중이 높아졌지만, (코로나19 기간과 비교하면) 없던 매출이 생겼기 때문에 모두 플러스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코스메틱·향수 등을 판매하는 7층의 경우 개별 방문객을 제외하고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데다, ‘한국 화장품’만큼의 메리트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담배와 주류를 판매하는 11층과 패션층인 9층에도 사람이 몰려있었다. 특히 9층의 경우 ‘왕홍(网红)’들이 각각 브랜드에 자리잡고 개인 방송을 통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들은 실시간 방송을 통해 상품을 설명하고 주문을 받고 있었다. MBL 매장 주문대 앞에는 단체관광객들이 주문한 제품이 박스 단위로 쌓여있었다.
  • ▲ 주류 매장에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있는 모습.ⓒ조현우 기자
    ▲ 주류 매장에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있는 모습.ⓒ조현우 기자
    왕홍은 수십·수백만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로, 중국 내에서는 이들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효과를 18조에 달할 정도로 보고 있다. 왕홍들은 한류를 즐기는 젊은 주링허우 세대(1990~1999년 출생)를 주로 공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왕홍들을 위해 별개의 부스도 마련해뒀지만 대부분 매장 안에서 방송한다”면서 “뒷쪽으로 보이는 ‘현대백화점면세점’ 글자를 통해 정품임을 간접적으로 인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 MBL 매장에 몰려있는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모습. 이들이 구매한 제품이 박스 단위로 쌓여있다.ⓒ조현우 기자
    ▲ MBL 매장에 몰려있는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모습. 이들이 구매한 제품이 박스 단위로 쌓여있다.ⓒ조현우 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유커 단체관광 재개에 따라 최근 중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단체관광객 전용데스크와 VIP전용 라운지(무역점)를 설치했다. 또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관계상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 고려해 K-뷰티 체험형 팝업존 운영에 나선다. 먼저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동대문점에서 ‘애경 바이컬러 콜라보레이션 팝업’을 연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 밖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선호도를 고려해 명품 엔트리급 럭셔리패션·시계·쥬얼리 상품 라인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