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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풀릴 조짐을 보이면서 움츠러들었던 국내 유통업계가 다시 유커를 맞을 채비에 나섰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과 백화점들은 중국을 겨냥한 홍보 활동과 각종 행사 등 한동안 사실상 중단했던 대(對) 중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측도 한국 업체들과 접촉과 제휴를 늘리며 달라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드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롯데면세점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 현지 여행사와의 교류 등을 확대하며 '유커의 귀환'을 고대하고 있다.
사드 사태 이후 운영에 소극적이었던 웨이보 계정 콘텐츠도 강화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 초청 팸투어를 검토 중이며, 중국의 '파워 블로거' 격인 '왕홍'(網紅)을 활용한 SNS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결제 서비스업체인 알리페이와 제휴 혜택을 늘리고, 중국 현지에서 진행되는 여행박람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도 그동안 중단됐던 중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재개하기 위해 중국 항공, 신용카드사 등 제휴처와 협의 중이다. 입점 브랜드들은 중국인 대상 메이크업 쇼 등의 체험 행사를 늘리고 있다.
HDC신라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들도 여행사 네트워크를 다시 가동하고 해외 사무소 개설 등을 추진 중이다.
면세점들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를 겨냥해 적립금 지급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제재가 풀리고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맞다"며 "현지 상황을 보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극심한 매출 부진이 시달리고 있는 백화점 업계도 중국인 대상 마케팅을 재개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1일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인 씨트립과의 협의를 통해 씨트립에서 한국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중국인 고객에게 제공했던 롯데백화점 VIP 라운지 무료 이용권 제공, 구매금액대 별 상품권 프로모션 등을 이달 중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중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은련카드, 알리페이와 연계한 사은 프로모션도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 금융회사들은 지난 3월 중순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뒤 롯데백화점에 자사 로고 노출 및 관련 마케팅 금지를 요청했으나 지난달 31일부로 로고 노출과 사은 프로모션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30일까지 중국인을 위시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행사 기간 은련카드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구매금액의 5% 할인을 진행하고, 현대백화점 외국인 전용 카드인 'K카드' 가입 고객에게는 사은품도 증정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한동안 대내외 이슈로 중국인 매출이 주춤했으나 최근에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준비해 온·오프라인 매출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은련카드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 증정 행사를 하고, 중국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微信·웨이신) 팔로워를 대상으로 5% 할인쿠폰을 증정한다.
중국 금융사들이 한국과의 제휴 마케팅에 다시 활발히 나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언론매체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국영방송인 CCTV2 채널이 한화갤러리아에 광군제 관련 취재 협조를 요청하는 등 한국 유통가 소식을 다시 다루기 시작했다.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등 온라인쇼핑몰들도 중국인 고객 잡기에 나선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운영하는 G마켓 글로벌샵(영문·중문샵)은 광군제 기간을 맞아 1∼12일 '메가G'(MegaG) 할인 행사를 연다. 한중 해빙 무드에 대비해 거래상품을 전년대비 30%가량 늘렸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는 해외 고객 대상 글로벌 서비스 '글로벌 11번가'를 통해 광군제 판촉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