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사교육비 5년새 38%↑, 1인당 '22만원'… 유아부터 '교육비 감옥'에 갇힌다

유치원 자녀를 둔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지난 5년 사이 3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사회, 정치적 인식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도 밝혀졌다.

17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김혜자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재정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학교별 사교육비 지출 양상을 분석해 '사회에대한 인식과 교육비 지출 관계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5년 간 사교육비 지출은 대부분 학교급에서 우상향 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그 중 지난 5년 간 자녀 1명당 사교육비 월평균 지출액 증가 폭이 가장 컸던 학교급은 유치원이었다. 2018년 16만2000원에서 지난해 22만4000원으로 38.3%(6만2000원) 증가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지출액 증가율은 각각 18%와 9.4%였다. 지난해 초등학교 자녀 1인당 사교육비 월평균 지출액은 42만 원이었고 중학교는 54만5000원이었다.

고등학교는 지난 5년 사이 사교육비 지출액이 1.6% 줄었다. 지난해 기준 고등학교 자녀 1명당 사교육비 지출액은 68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지난해 가구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유치원 사교육비 지출은 16만 원이었다. 초등학교는 25만 원, 중학교는 36만 원, 고등학교는 54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에 비하면 1분위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모든 학교급에서 증가했다. 특히 고등학교 사교육비 증가폭이 55.7%로 가장 컸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유치원 30만1000원, 초등학교 58만9000원, 중학교 75만1000원, 고등학교 95만1000원이었다.

5분위 가구 사교육비 지출은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급에서 5년 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소폭 감소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모의 사회 인식이나 태도가 사교육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계층 간 소득격차에 대한 부모의 인식이나 위험회피 성향, 사회·정치에 대한 신뢰도 등을 독립 변수로 설정하고 회귀분석 등을 통해 사교육비 지출 증가 가능성을 수치로 나타냈다.

분석 결과 소득 격차에 대해 부모가 부정적으로 인식할수록 자녀 사교육비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노력보다 개인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수록 사교육비 지출을 낮출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됐다.

정치인과 공무원, 언론인에 대해 불신도가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반면 법조인과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은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는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사교육 정책 수립 시 부모의 사회적 인식 및 태도를 사교육비 지출의 주요한 영향 요인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